정진석 "日, 조선과 전쟁한 적 없다" 발언에…당내서도 비판 잇따라

김용태 "日, 조선 국권 강탈은 역사적 죄악"
유승민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
  • 등록 2022-10-12 오후 1:45:14

    수정 2022-10-12 오후 2:42:06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22 국민미래포럼 ‘대한민국 길을 묻다 : 도전과 전환’이 열린 12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조선 왕조 말기에 내부가 썩어 곪아 터졌다 해도 일본이 조선의 국권을 강제로 침탈한 것은 그 어떤 논리로도 옹호될 수 없는 역사적 죄악”이라며 “정 위원장의 발언은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 발언의 본질이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불충분한 전후 설명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자명하다”며 “당을 대표하고 있는 위원장께서 보다 유연하고 열린 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또 “마치 야당이 공격이라도 한 듯이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태도를 보며 국민은 뭐라고 생각하시겠나”며 “자칫 이재명 대표의 그릇된 색깔론에 말려들어 소모적인 정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정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며 “이게(‘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이)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라며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웅 의원은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독도에서 180km 떨어진 바다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을 한다고, 곧 일장기를 단 일본군이 이 땅에 진주한다는 분이 나타났다”며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망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며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식민사관’ 논란으로 번지자 정 위원장은 “전쟁 한번 못하고, 힘도 못 써보고 나라를 빼앗겼다는 얘기다. 이런 얘기 했다고 친일,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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