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당근은 지난해 창사 8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내고, 번개장터는 최근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하는 등 중고거래 플랫폼 스타트업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과거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기 몸값을 크게 올렸던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시장의 의심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를 키우고 있다.
|
번개장터는 2019년부터 5년 연속으로 적자 상황을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올해를 흑자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거래액과 거래건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 숙제를 풀어나가겠단 행보다.
번개장터와 함께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분류되는 당근은 수익성에 대한 고민을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해소했다. 당근은 지난해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해 2022년 46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당근이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15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꾸준히 늘리다가 지난해 광고 증가의 여파로 흑자 성적표를 받았다.
중고거래 플랫폼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컬리(마켓컬리), 에이블리 등 적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던 플랫폼들이 흑자전환을 이뤄내면서 의구심을 품던 VC들도 다시 플랫폼 투자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한 VC 심사역은 “그래도 역시 플랫폼이다”라며 “과거보다 플랫폼 스타트업의 수익구조나 매출을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돈 버는 플랫폼’을 위주로 찾고 있는 건 맞지만 플랫폼이라면 일단 심의에서 떨어뜨리는 일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일시적인 수익성 개선을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로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한 VC 관계자는 “여전히 몇몇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지나치게 높은 밸류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1세대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성으로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