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학생들 주장 공감하지만…시설물 훼손은 유감”

교내 곳곳 ‘성범죄자 교수 OUT’ 등 래커 시위
학교 측 “시설물 훼손에 손해배상 청구 예정”
“사태 해결·재발 방지 위한 비상대책위 발족”
  • 등록 2024-11-18 오후 3:18:36

    수정 2024-11-18 오후 7:10:35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여대가 성추행 의혹 교수에 대한 추가 징계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공감한다면서도 소위 ‘래커 시위’ 등으로 발생한 교내 시설물 훼손에 대해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경고했다.

18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자대학교의 한 건물에 성추행 의혹을 받는 A교수와 학교 측의 대처를 규탄하는 붉은색 래커가 칠해져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여대는 18일 승현우 서울여대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서울여대는 “학교에서는 사태 발발 후 문제 해결을 위해 해당 교수와 해당 학과 교수들과의 면담·소통을 여러 차례 진행했으며 총학생회·독문과 학생회와도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여대 학생들은 최근 성추행 의혹 교수에 대한 추가 징계를 요구하며 래커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어독문과 A교수가 성추행 의혹으로 감봉 3개월을 받은 뒤에도 수업을 계속하자 교내 곳곳에 래커 칠을 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 현재 서울여대 50주년 기념관과 인문대 건물 외벽 등에는 ‘성범죄자 교수 OUT’, ‘서울여대는 룸싸롱이 아니다’ 등의 문구가 쓰여져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지난 14일부터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3차례에 걸쳐 입장문을 게시했다. 학교 측은 지난 14일 승현우 총장 명의의 입장문에서 “최근 성추행 관련 징계를 받은 교수에 대해 학생들이 추가 징계와 해임을 요구하며 학내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깊이 인지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목소리와 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학내 공공 시설물을 훼손한 것에 대해선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서울여대는 이어 “본교 건물 등 전체 시설물을 포함한 본교 재산을 훼손,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경우 관련 법령·규정에 근거해 이에 상응한 인적·물적 등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여대는 이어 이날 입장문에선 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현안에 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도록, 재발 방지 및 제도 개선안을 도출하고자 학교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해 이를 알린다”며 “비상대책위는 학생·교수·직원·법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성원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모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교내 구성원의 지속적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서울여대는 작년 7월 독어독문과 A교수가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같은 해 9월 감봉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에 학생들은 징계가 가볍다며 가해자·피해자 분리, 피해자 보호 조치 강화 등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 학교 측에 항의했다. A교수는 이에 대자보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지난달 경찰에 작성자를 고소했으며 이후 학생들의 시위가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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