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댓글부대 있다” 소셜미디어 단속 나선 中

中 국가안전부 공지 “댓글에 간첩 그림자 경계해야”
중국 기밀 캐내거나 온라인상 여론 호도·조작 의심
현지서 인기인 마이크로 드라마는 제목 규제 실시
  • 등록 2024-12-23 오후 4:38:59

    수정 2024-12-23 오후 4:38:59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소셜미디어(SNS) 댓글 규제에 나선다. 댓글에서 간첩 공작이 벌어져 사회에 혼란을 줄 수 있단 이유에서다. 또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마이크로 숏폼 드라마는 제목을 검열하겠다고 밝히는 등 온라인상에서 대대적 단속을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회의장에서 한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FP)


23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웨이신 공식 계정을 통해 ‘댓글에 간첩 그림자가 드리운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공지문을 띄웠다.

국가안전부는 소셜미디어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주요 장소가 됐는데 최근 몇 년간 스파이 정보 기관들이 이곳을 활용해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준다고 지목했다.

우선 정보기관이 신분을 위장해 정치·경제·군사·과학기술 등 콘텐츠와 관련한 인터넷 게시판에 침투, 비밀을 캘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온라인 댓글에 허위 사실을 퍼트리거나 역사 왜곡, 위인에 대한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는 등 대중을 혼란시킬 수 있다고 봤다. 다수의 계정을 만들어 소셜미디어에서 조직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거나 조적하는 방법도 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명 ‘댓글부대’가 중국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진 않았다.

국가안전부는 핵심 기밀과 관련된 직원들은 온라인에 관련 정보를 게시하지 않고 허위 정보, 악의적 유도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 간첩이 소셜미디어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면 국가안전부에 신고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중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반간첩법을 개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번 조치도 명목상으로는 간첩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중국 내 민감한 정치·경제·사회 현상에 대한 의견을 사실상 제한하는 조치로 보인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크로 드라마에 대한 규제도 강화한다. 마이크로 드라마는 각 회차당 분량이 짧게는 10여초에서 길어도 1~2분 가량인 초단편 드라마를 말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중국의 방송 규제기관 국가광전총국은 마이크로 드라마 제목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적시에 수정하고 지침, 형식, 예술 측면에서 새로운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국가광전총국은 앞서 올해 2월 마이크로 드라마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콘텐츠 위반 문제가 크게 줄었지만 인기를 끌고 저속하고 저속한 제목이 산업 전반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해 관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는 마이크로 드라마의 올해 시장 규모가 484억위안(약 9조62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할 정도로 중국 내 화제다. 드라마의 내용은 주로 재벌과의 사랑 이야기 같은 로맨스물이 많은데 예술성을 떨어트리지 않도록 제목부터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GT는 “마이크로 드라마의 트래픽과 이익 때문에 제목에 편향된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엄격하게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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