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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투표장 점심시간에 직장인 몰려 북새통
오전 10시쯤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주민센터 사전 투표소에는 시민 10여명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섰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1층 투표소를 지나 2층에 준비된 정식 투표소에는 8개의 기표소가 마련돼 있었다. 신분증을 제출한 시민들은 자신의 지역구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소에 들어갔다. 기표소 안에 들어간 유권자들은 짧게는 15초, 길게는 1분이 지나서야 투표를 끝마치고 나왔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정식 선거일 전날이 아내의 출산일이라서 휴가를 내고 오늘 투표를 하러 왔다”며 “투표하러 오기 전에 후보자들의 공약집을 꼼꼼히 읽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던 만큼 투표하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손으로 직접 시민들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아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신모(33·여)씨는 “누구를 뽑을지 생각하고 왔는데 기표소 안에 막상 들어가니 고민이 됐다”며 “기표소 안에 들어가서 꽤 오랜 시간 고민 끝에 투표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점심시간이 되자 직장인들이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몰리면서 투표소는 북새통을 이뤘다. 중구 서울역 3층 투표소에는 정오가 되자 5분 만에 정장을 입은 40여 명의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투표소를 방문했다. 이 때문에 투표소 입구부터 20미터가 넘는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직장인 임모(29·여)씨는 “점심을 먹기 전에 잠깐 투표소에 들렸다”며 “다음 주에 투표를 할 수도 있지만 사전투표율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면 전체 투표율을 높이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늘 투표하러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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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동화동 사전투표소 투표를 하러 온 조모(57)씨는 “지금 대통령이 잘하는 부분이 많지만 경제 부분이 미흡하다고 생각해 경제 살리기 공약을 내세운 야당의 후보자에게 한표를 행사했다”며 “손자 세대까지 미칠 영향을 고려해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당선자에게 구체적인 자신의 바람을 남기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구로구 구로2동주민센터로 투표를 하러 온 서모(32)씨는 “우리 동네는 다른 동네와 비교해 유아와 어린이들이 많은데 당선자가 교육 관련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실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이문동에 사는 윤모(25)씨는 “기숙사 문제등 청년들을 위해 주거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청년들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오늘 선거를 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투표율은 6.26%다. 전국 유권자 4290만7715명 가운데 268만7882명이 투표를 마쳤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 첫날 같은 시각 투표율은 3.48%, 2016년 4월에 열린 20대 총선에서는 3.92%를 기록한 만큼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오는 13일 선거 당일 투표가 어려운 유권자는 이날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전국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별도 신고 없이 미리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