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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최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영향으로 일상회복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삼겹살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저녁 약속이 증가하고 야외 활동이 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되는데요. 안그래도 요즘 장바꾸니 물가가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소비자들은 삼겹살 가격 ‘고공행진’을 언제까지 버텨야 할까요?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A : 축산 농가에서는 통상 연중 4~8월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것이 정상이라고 얘기합니다. 추운 겨울을 버틴 돼지들은 그만큼 살이 오르지 않아 봄철부터 부쩍 늘어나는 수요 대비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가격 흐름’을 매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돼지고기 가격은 이같은 흐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오른 상황인 것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납니다.
예년 대비 올해 돼지고기 공급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도축에 앞서 등급판정을 받은 돼지 두수는 733만4829마리로, 전년 동기 718만8944마리보다 오히려 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축산농가와 유통업계는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 오르는 배경을 수요에서 찾습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국민들의 외부 활동이 최근 급증하면서 돼지고기 수요 역시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얘깁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최근 삼겹살 가격 상승과 관련된 자료는 발표하고 그 원인으로 “최근 삼겹살 가격상승의 주 원인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로 인해 돼지고기에 대한 외식 수요가 단기간에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형마트 이마트 관계자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른 외식 수요 증가와 학교 급식 정상화, 5월 가정의달 수요까지 겹치면서 공급량 대비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예년의 가격 흐름 대로 올해 하반기 돼지고기 가격은 안정화될까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축산농가와 유통업계 모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돼지고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면 하반기부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영향 등으로 돼지 사료 가격 급등으로 불가피하게 돼지고기 가격 인상 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얘기해 잘 팔려 일시적으로 오른 삼겹살 가격이 하반기엔 오른 사료 값 때문에 계속 비쌀 것이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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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사료용 옥수수 수입가격은 지난 2020년 12월 톤(t)당 191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2월 329달러로 급등한 상황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돼지용 배합사료에 쓰이는 옥수수의 실제 가격은 2020년 12월에 1㎏당 209원이던 것이 올해 2월 394원으로 올랐다”며 “올해 9월에는 510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불과 1년여 만에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급등한 돼지고기 가격으로 한숨이 깊어진 소비자들만큼, 축산농가들의 근심 또한 크다고 토로합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사료값은 돼지 생산비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사료값이 30% 이상 올라 돼지 한 마리 키울 때마다 6만원씩 손해를 보는 형편”이라며 “이르면 오는 7월 사료값 대폭 인상이 불가피해 올해 하반기에는 돼지 생산비가 전년보다 10만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돼지농가 중 약 30%가 도산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고 한숨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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