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시멘트값 인상에 반발해 온 중소 레미콘업체들이 오는 20일로 예고했던 ‘셧다운’(운영 중단)을 잠정 유보했다. 주요 시멘트사들과 합의를 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시멘트사들이 있는 만큼 협상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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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레미콘 업계는 19일 전국 회원조합 이사장 회의 열고 조업 중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중소 레미콘사들은 당초 지난 10일로 예정했던 셧다운을 열흘 미뤄 오는 20일 단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쌍용C&E와 한라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사들과 내년 1월 1일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한데 따라 셧다운을 일시적으로 미루기로 한 것이다. 단,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기한을 특정하지 않았다.
이들 레미콘사는 11월 가격 인상안을 고수하는 한일현대시멘트와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등 나머지 시멘트사들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공급이 가장 많은 업체들과 협상에 이르렀고, 정부에서도 중재를 할테니 조업을 중단하지 말라고 요청한 부분이 있어 셧다운을 미뤘다”며 “잠정적으로 중단의 원칙은 갖고 가되 시일은 특별히 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은 시멘트사들과도 어떻게든 협상을 끌어낼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중소 레미콘사들이 셧다운을 잠정 유보하면서 업계에서 우려했던 레미콘 공급 차질은 일단락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중소 레미콘사들의 점유율은 70% 수준이다. 이들 업체가 전체적으로 조업을 중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조업을 중단할 경우 건설 현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일각에서 레미콘사들의 셧다운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던 것도 사실이다. 유진기업과 삼표산업, 아주산업 등 대형 레미콘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데다, 레미콘사들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조업 중단에 동참하는 중소 레미콘사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었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사들은 상황이 악화하면 셧다운을 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일부 협의도 했으므로 조업 중단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잠재적인 불안 요소는 있지만, 건설업계 전체로 볼 때 조업 중단을 연기한 것은 다행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