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탑승 소방헬기, 추석연휴 응급환자 살렸다

의료진 태우고 경남 월아산 정상으로 출동
6분 만에 병원 도착해 응급 시술
  • 등록 2024-09-20 오후 6:34:35

    수정 2024-09-20 오후 6:34:35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의사가 소방헬기에 직접 탑승해 응급환자가 있는 현장으로 출동하는 ‘의사 탑승 소방헬기(119Heli-EMS)’가 추석 연휴에도 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지난 13일 성애진 경상국립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소방헬기에 탑승해 급성심근경색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사진=소방청)
20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4시 30분께 경남 진주시 월아산 정상에서 60대 남성이 급작스러운 흉통을 느끼고 119에 신고했다.

환자는 급성심근경색의 병력이 있어 신속히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발생 장소가 월아산 정상 부근이어서 빠른 이송 및 치료가 어려웠다.

이에 경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과 권역응급의료센터(경상국립대병원) 의료진은 의사 탑승 소방헬기 출동을 결정했고, 소방헬기는 경상국립대병원 헬기장에 대기하던 응급의학과 성애진 교수를 태우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성 교수는 환자를 보자마자 진찰 및 심전도 검사를 진행해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단했고, 의료진에게 연락해 병원 도착과 동시에 관련 검사 및 치료가 가능하도록 미리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환자와 의사를 태운 소방헬기는 6분 만에 경상국립대병원에 도착했고, 미리 시술을 준비하고 있던 심혈관 전문의료진이 즉시 응급 시술(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했다. 신속한 시술을 받은 환자는 현재 건강을 회복 중이다.

소방청은 작년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의사 탑승 소방헬기 시범사업을 시작해 약 20명의 중증외상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지난달부터는 경남 지역에서도 3대의 소방헬기를 의사 탑승 소방헬기로 추가 지정해 운영했고, 이날 성공적인 첫 출동이 이뤄진 것이다.

성애진 교수는 “이번 사례처럼 전문의가 탑승하는 119헬기는 신속한 진단과 전문 처치가 필요한 중증 응급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방헬기는 인공호흡기 등 20여종의 응급처치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운항 거리도 최대 400㎞로 장거리 운영이 가능해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응급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소방청과 119구급대원들은 앞으로도 의료진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응급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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