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후가 확대하면서 ‘특수 콘크리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당초 건설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특수 제품을 통해 건설경기 악화에 대응기 위해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했지만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수요가 더 늘어났다는 반응이다.
| 콘크리트 타설 부위에 비닐을 설치한 모습.(사진=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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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는 작업 시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시공 과정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우면 콘크리트 안의 물이 얼어 강도가 낮아지고 날씨가 더우면 콘크리트가 수축해 균열할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안전 문제와 직결해서다. 실제로 기온이 25℃ 이상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해야 하는 시간이 120분 이내에서 90분 이내로 줄어들기도 한다.
겨울철과 여름철에 대비한 특수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타설 가능한 온도 범위가 넓고 타설이 가능한 시간도 길다.
일반 콘크리트를 사용하면 기온이나 날씨에 따라 현장에서 사용하지 못할 위험성이 높지만 특수 콘크리트는 낭비 위험성이 낮아진다. 특수콘크리트가 일반 콘크리트보다 약 1.3배 정도 비싸도 경제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표산업은 지난 2018년 영하 10℃에서도 타설 가능한 특수 콘크리트 ‘블루콘 윈터’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8월 일 평균기온 35℃에서 최대 3시간까지 굳지 않는 ‘블루콘 킵 슬럼프’를 공개했다. 올 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 제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블루콘 윈터 또한 올해 들어 문의가 급증했다는 게 삼표산업 측 설명이다. 블루콘 윈터 판매량은 2018년 출시 이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2년 6만 3440㎥, 2023년 11만 550㎥에 이어 올해 12월23일 기준 16만 6520㎥를 기록하며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 출시 초반과 비교하면 수십 배 증가한 수치다.
유진기업(023410)도 올해 6월 여름철에 활용 가능한 초지연 콘크리트, 11월에는 영하 10℃에서도 버티는 내한 콘크리트를 선보였다. 쌍용레미콘은 지난 11월 내한 콘크리트를 출시했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특수 콘크리트 수요 증가에 대해 “이상기후 영향도 크다”며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열풍기나 갈탄을 이용해 온도를 유지하는데 질식 사고 가능성과 여러 가지 위험성이 있다. 사고 예방과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현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도심에서 교통체증이 워낙 심하다 보니 이동할 때 콘크리트가 굳지 않도록 초지연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이상기후 때문에 개발한 건 아니다”면서도 “폭염 등에 특수 콘크리트가 더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