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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화재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7~8일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자 릭 카루소는 자신이 소유한 쇼핑몰 팰리세이즈 빌리지를 보호하기 위해 애리조나 사설 소방업체를 배치했다. 해당 쇼핑몰은 말리부와 샌타모니카 사이 협곡에 자리잡은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NYT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재산(쇼핑몰)은 지켰지만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면서 “마치 전쟁터 같다”고 말했다.
LA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1만2000개 이상의 건물이 손상을 입었다. NYT는 “황폐해진 지역 사회에서 팰리세이즈 빌리지 같이 살아남은 건축물은 대조를 이룬다”고 짚었다.
2018년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과 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당시 발생한 LA 대형 산불로부터 저택을 보호하기 위해 사설 소방업체를 고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설 소방업체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일각에선 두 사람이 막대한 부를 이용해 공공 서비스 영역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 지역 부동산 투자회사의 창업주인 키스 워서맨 또한 지난 7일 엑스(X·구 트위터)에 “주택 보호를 위해 사설 소방업체를 고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빨리 행동해야 한다. 모든 집이 불타고 있다. 얼마든지 지불하겠다”는 글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고 NYT는 전했다.
오레곤의 사설 소방업체 그레이백 포레스트리에 따르면 소형 차량을 가진 2인 사설 소방대원은 하루에 3000달러(약 440만원), 소방차 4대에 20명의 소방관으로 구성된 팀은 하루에 1만달러(약 1470만원) 등 이들 고용 비용은 상당하다. 또한 사설 소방업체는 주로 정부 기관이나 보험회사 등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개인이 이들을 고용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NYT는 덧붙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형 화재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민간 소방업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나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이에 2018년 캘리포니아는 이를 규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법에 따르면 사설 소방업체는 화재 발생시 공공 소방 기관에 협조해야 하고, 공공 기관 소유 차량이나 비상등, 사이렌도 사용할 수 없다. 이 법이 통과된 이후 많은 민간 업체들이 주택 소유자와 직접 계약 맺는 것을 중단했다고 NYT는 전했다.
물에 대한 접근성, 특히 산불 발생 시 민간 소방관이 공공 소화전을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도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이번 화재 발생 초기 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많은 소화전들이 말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