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처리도 로봇으로···원자력연 무인 방재 체계 구축

방사능 방재훈련에서 활약
실내·외 감시, 사고대응, 공중 방사선 감시 수행
  • 등록 2020-12-07 오후 3:08:58

    수정 2020-12-07 오후 3:08:58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작업자가 사고 현장에 투입된 것과 달리 로봇을 방재 현장에 투입해 안전하게 방재 활동을 수행할 길이 열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원자력 로봇들로 원자력 사고에 대응하는 자체 무인 방재 시스템을 갖췄다고 7일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능 방재훈련에서 원자력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은 실내 모니터링 로봇 ‘티램(TRAM)’, 실외 모니터링 로봇 ‘램(RAM)’, 사고대응 로봇 ‘암스트롱(ARMstrong)’ 등 공중 방사선 모니터링 드론으로 구성된 로봇 방재 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방재훈련에 참여해 실효성을 입증했다.

원자력연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5년부터 방재용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방재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실내 모니터링 로봇인 ‘티램’은 방사선, 온도 탐지기를 탑재하고 계단과 장애물을 넘으며 이동한다. 본체 높이가 30㎝에 불과한 소형 장갑차 형태의 로봇으로 사고 현장의 방사선량, 열화상 정보와 3차원 지도를 실시간으로 작성해 외부로 보낼 수 있다.

실외 모니터링 로봇 ‘램’은 상용 ATV를 원격 조종하는 방식으로, 넓은 발전소 부지 안에서 방사선 탐지 장비 등을 싣고 시속 60㎞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램에 공중 모니터링을 위한 드론을 조합해 지상과 공중에서 현장을 관측하고, 방사선 오염지도도 작성할 수 있다.

사고대응 로봇인 ‘암스트롱’은 유압시스템을 적용해 양 팔로 총 200㎏ 하중의 물건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험지를 이동할 수 있다. 무거운 콘크리트나 폐기물 드럼을 취급하고 소화수를 분사하거나 잔해물 처리, 밸브 조작이 필요한 사고 현장에서 유용하다. 사람 팔 모양의 ‘마스터 디바이스’를 움직이면 암스트롱의 팔도 함께 움직인다. 고중량 파이프를 조립하고, 랜 연결선을 꽂는 등 섬세한 작업도 할 수 있다.

원자력연은 방사선 비상대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매년 2회 이상 다양한 시나리오의 방사능 방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6차례에 걸쳐 실제 훈련에 로봇을 투입하며 실효성을 검증하고 로봇을 보완했다.

지난 8월, 10월 훈련에서는 ‘티램’ 로봇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현장 상황을 상황실로 전송하고, ‘암스트롱’이 우레탄 폼을 분사해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건물의 출입구를 밀봉하는 작업을 완수했다.

정경민 로봇응용연구부장은 “원자력연 자체 로봇 방재시스템 구축은 1단계 시작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만일의 사고에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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