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차르' 푸틴, 2036년까지 집권 길 열렸다

헌법개정 국민투표 98% 개표결과, 찬성 78 대 반대 21
푸틴, 헌법개정으로 2036년까지 향후 16년간 집권가능
동성결혼 금지·권력분산 등 일부 조항 신설 및 개정
일각에선 항의·· 붉은광장서 "푸틴 장기집권 반대" 시위
  • 등록 2020-07-02 오후 3:14:18

    수정 2020-07-02 오후 10:36:37

△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민투표 행사를 위해 선거사무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AFP]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 투표 결과(개표율 98%), 헌법 개정 찬성 의견이 78%, 반대가 약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헌법 개정 마지막 절차인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이 나타나면서 푸틴 대통령은 현재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 2차례 더 집권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 대통령 임기는 6년이다.

이번 헌법 개정안에는 대통령이 연속으로 재임할 수 없다는 규정이 대통령의 임기는 2번으로 제한한다는 규정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개헌 당시 현직 대통령의 임기는 ‘백지화’한다는 조항을 단서조항을 넣었다.

러시아 대통령 임기는 당초 4년이었지만 2008년 헌법 개정에 의해 6년으로 연장됐다. 또다시 헌법을 개정해 3연임 규정을 없앤 것이다.

지난 2000년부터 대통령으로 취임한 푸틴 대통령은 연임 금지 규정에 따라 2008년~2012년을 제외하고서는 16년째 대통령직을 맡고 있다. 현대 러시아 역사상 최장수 대통령이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2연임을 하게 된다면 조셉 스탈린 구 소련 공산당 서기장(20년)을 제치고 러시아 역사상 최장수 지도자가 된다.

로이터 통신은 정치평론가들의 말은 인용해, 차르(러시아 황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또 나가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번에 찬성표가 다수 나온 배경으로 보수층에 호소하는 측면이 컸다고 분석했다. “국경 획정을 제외한 영토 양도나 이를 주장하는 행위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삽입해 애국심을 강조하고 △러시아 헌법을 국제기관의 결정보다 우선시한다거나 △사실상 동성혼을 금지(결혼은 남녀 사이의 결합만을 의미)한다는 내용 역시 보수층에게 호응을 받았다. 최저임금이나 보장이나 연금을 정기적으로 연 1회 개선한다는 조항 역시 빈곤층이나 고령층의 지지를 낳았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개정 헌법 조항들이 광고 캠페인 등을 통해서 선전됐다”며 “러시아 시민들은 푸틴 대통령의 권력을 지지하라는 권고를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60% 수준이다. 유가 하락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전성기였던 90%에서 크게 떨어졌다.

야당 측은 이번 국민투표를 “푸틴 대통령의 평생 집권을 보장하기 위한 불법적인 쇼”라고 비판했다. 헌법 개정안은 여러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찬성’, ‘반대’ 두 가지 선택만 가능한 현재 의사결정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는 1일 오후부터 소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현지언론 TV레인에 따르면 소규모 시위대는 몸으로 ‘2036’을 그리면서 푸틴 대통령의 초장기집권에 항의하고 있다.

안드레이 피보파로프 활동가는 시위 영상에서 “우리는 정부 당국에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집권하는 것을 반대하는 수천명 시민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시민들이 헌법 개정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한 모습. [사진제공=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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