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투자확대 효과"…닛케이 사상최고가, 비결은

[日증시 사상최고] 일본경제 전문가 이지평 한국외대 교수
"잠재성장률 달성하고 기업 실적 좋아지니 주가 호조"
"韓도 생산성 올려야…기업 투자 없이 생산성 제고 어려워"
  • 등록 2024-02-22 오후 4:08:41

    수정 2024-02-22 오후 7:03:08

이지평 한국외대 교수.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본이 2%에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한 것은 기업이 투자를 늘리기 시작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등 거버넌스(경영 구조)를 개선한 결과다. 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본 경제 전문가인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증시 활황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대해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는 경제 구조가 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일본 경제의 염원이었던 ‘저물가·저성장’ 탈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지난해 1.9% 증가하며 한국(1.4%)을 앞섰던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도 1%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디플레이션에선 물가가 하락하고 매출이 늘지 않으면서 주가도 정체됐지만, 지금은 기업 수익이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일본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이 성장 지향 전략에 따라 주주 환원도 확대하고 투자도 늘리다 보니 주가 등 거시 경제가 좋아진 것”이라며 “거시경제가 개선되니, 다시 기업 수익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일본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43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시가총액 1위 회사인 토요타만 해도 올해 사상 최대치인 4조 5000억엔(약 40조원)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환원율도 우리나라의 3배 수준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한국의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 및 소각 포함)은 평균 27%에 불과한 반면 일본은 109%로 미국(84%), 대만(50%)보다 훨씬 높다.

일본 경제의 부활에서 한국이 배울 만한 것이 있을까. 이 교수는 “결국 생산성을 올려야 한다. 투자를 안 하면 생산성을 올리기 쉽지 않다”며 투자 확대를 위한 거버넌스(경영 구조) 혁신을 제언했다. 그는 “일본도 기업 거버넌스를 혁신하면서 주가가 올랐다”며 “기업이 투자를 하게 되면 주가 상승뿐 아니라 인구 감소 시대에 생산성과 잠재 성장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본도 넘어야할 산이 있다. 이 교수는 일본 경제 리스크로 환율과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 노동력 부족 등을 꼽았다. 그는 “일본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전했는데 그것이 물가 상승에는 기여했지만 수출품 가격은 안오르고, 수입 가격만 올라 해외로 국부가 유출되는 교역 조건 완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또 “노동 시간이 줄면서 인력 부족에도 대응해야 한다”며 “특히 물류 근로자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물류대란이 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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