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에 적극 나서야"

한진해운 미주노선 28일 인수의향서.. 내달 7일 본입찰
한기평 "인수비용·효과보단 산업경쟁력 관점서 고민해야"
해외선사로 매각되면 현대상선 얼라이언스 협상력 떨어져
  • 등록 2016-10-26 오후 2:37:27

    수정 2016-10-26 오후 2:37:27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현대상선 제공.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한진해운(117930) 미주노선 매각 본입찰이 다음달로 예정된 가운데 인수전에 참여할 현대상선(011200)에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 현대상선 추가 지원에 부정적 시각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는 단순히 비용이나 인수효과보다 국내 해운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26일 ‘양강(兩强)체제를 향한 머스크(Maersk)의 손짓’이라는 이슈보고서를 통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해운산업은 국가 산업정책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해운산업이 전세계적으로 강도 높은 경쟁 환경에 직면한 가운데 더 이상의 자충수를 피하고 산업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장기적 안목의 정책과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진해운 미주노선 영업망 양수도와 관련 현대상선의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단편적인 비용·편익 분석보다는 산업내 경쟁구도와 국내 해운산업의 관점에서 포괄적 전략을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최근 복잡한 글로벌해운업계 얼라이언스 재편에도 시장은 결국 2M(머스크· MSC)과 오션 얼라이언스(COSCO 등 4개사)의 양강체제를 형성할 것이며 양강에 편입되지 못한 선사들은 생사의 기로에 설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도태된 곳이 한진해운이다. 서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갑작스런 해상운송 중단에 따른 신뢰상실과 미주노선 매각 등으로 회생절차 이후에도 기존사업을 되살리는 건 쉽지 않고,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회생으로 방향이 정해져도 아시아 일부지역만 담당하는 중소형선사로 남는 게 현재로선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라며 “이제 현대상선이 국내 유일의 동서항로 운항 컨테이너선사로 남게 되면 국내 산업에서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머스크의 2M 얼라이언스 가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최종합의까지 도달하지 않았고 향후 얼라이언스내에서의 역할에 대한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상선 자체 영업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그간 이뤄진 용선료·유류비 절감 외에 하역·운송비 등 기타원가 절감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하고 대외협상력 강화 차원에서 한진해운 미주 영업망 인수도 필요하다는 것. 서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이나 자산이 해외 해운사로 매각되면 유사한 영업망을 보유한 현대상선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얼라이언스 협상과정에서의 협상력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미주노선 영업망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직접적 시너지가 크지 않더라도 미주시장 영향력을 해외로 유출하지 않고 흡수한다면 얼라이언스 협상과정에서 목소리가 더 커지고 향후 얼라이언스 내에서의 역할과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 허가를 받은 한진해운은 미주노선 물류 시스템과 해외 자회사 7곳, 컨테이너선 5척, 관련 인력을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28일 인수의향서를 받은 후 예비실사를 거쳐 다음 달 7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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