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HSBC, 구조조정 수위 높인다..美·유럽사업 축소 검토

HSBC 이사회, 2월 계획안보다 센 구조조정 촉구
일자리 축소 및 수익성 낮은 미· 유럽 사업 재검토
코로나19에 수익 반토막.."좋은 위기 놓치면 안돼"
  • 등록 2020-05-26 오후 3:50:37

    수정 2020-05-26 오후 3:50:37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HSBC가 155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이미 지난 2월 3만5000명 감원계획 등을 발표했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HSBC 이사회는 경영진들을 압박하며 지난 2월 계획보다 더 과감한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당시 HSBC는 일자리 3만5000개 및 45억달러(약 5조5678억원)의 비용 감축, 미국·유럽 사업 축소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사회는 추가적인 일자리 감축 외에 미국 사업과 프랑스 리테일 네트워크 매각을 주문했다. 수익성이 낮은 국가들로부터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HSBC 고위 임원진들은 “전에 수익성이 분명치 않았던 일부 고수익 사업들을 재검토하고 있다” 각국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사업들이 재검토 대상이 됐다. HSBC는 미국 동부에서 리테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2월 수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사업분야를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부에서 나오고 있어 이사회가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 구조조정이 이행되기까지는 몇 달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HSBC의 미국 사업수익은 전년대비 39% 떨어졌으며, 자기자본수익률(ROE)은 1.5%에 그쳤다. 아시아와 중동의 ROE는 각각 15.8%, 12%다.

프랑스에서는 200여개 지점에 4000명 이상을 고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다. 현재 HSBC는 프랑스 사업부 입찰을 진행 중이다. 수익성이 낮은 뉴질랜드, 필리핀과 버뮤다 등에서도 철수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HSBC는 미국과 유럽 대신 아시아 국가에 집중할 계획이다.

HSBC 홍콩 본사. HSBC는 구조조정을 통해 아시아 사업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사진제공=AFP]
HSBC가 이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데에는 마크 터커 회장과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터커 회장은 구조조정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존 플린트 전 최고책임자(CEO)를 해고하고 노엘 퀸을 신임 CEO로 승진시킨 인물이다. 터커 회장은 이사회가 “더 결단력 있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회사 경영에 대한 능동적 개입을 주장해왔다.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악화된 수익 또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HSBC의 주가는 현재 10년래 최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HSBC는 잠재적 악성 채무에 대비해 유보금을 30억달러로 늘렸으나 그 이후 이익이 절반으로 급감했다. 퀸 CEO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안할 때 올 연말이면 필요한 자금이 110억달러(약 13조6103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SBC의 향후 사업전망은 다른 글로벌 은행과 비교해도 가장 비관적인 편이다. 회사 임원진들은 “우리는 지난 12년간 미뤄 온 구조조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 처칠이 말했듯 좋은 위기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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