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업 재편 LG화학, 대량 해고설에…노사 ‘고용안정 협약’ 맺어

첨단소재본부 직원 대상 협약 체결
연이은 매각으로 “심각한 고용 불안”
인위적 구조조정 선 그어…TFT 가동
경기침체에 산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 등록 2024-12-17 오후 3:27:36

    수정 2024-12-17 오후 7:03:00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강도 높은 사업 재편으로 고용 불안 위기감이 커진 LG화학이 직원들과 ‘고용안정 협약서’를 체결했다. 수익성이 악화한 비주력 사업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대량 해고설까지 퍼지자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3일 충북 청주지역 근로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LG화학지회와 고용안정 협약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의 일환이다.

LG화학 청주 분리막 공장 전경.(사진=LG화학)
인위적 구조조정 선 긋기

청주지역에는 주로 이차전지(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첨단소재사업본부 직원들이 근무하는데, 해당 사업본부는 올해 4월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고용 불안감이 확산한 바 있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9월 중국에 정보기술(IT)소재사업부의 편광판 사업을 매각한 후속 조치로 올해 근속 5년 이상 첨단소재사업본부 생산기술직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특별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최근에는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산업 침체에 더해 신사업인 배터리 소재 업황까지 크게 악화하면서 추가 사업 매각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이 있을 것이란 불안감이 커진 상태였다.

이번 고용안정 협약은 회사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사업 재편에 따라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더라도 직원들을 임의로 정리해고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LG화학 측은 “심각한 고용안정 이슈가 현실화하고 있음에 직원들과 인식을 같이 한다”며 “직원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협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협약으로 LG화학은 향후 사업 효율화에 따라 셧다운(폐쇄)이 예정된 조직 인원은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재배치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세부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경(노조·경영자) 합동 태스크포스팀(TFT)도 가동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주력인 석유화학에 이어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한 양극재마저 업황이 부진하며 실적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감소했으며 석유화학사업본부는 영업손실 38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한계사업 정리 ‘속도전’

이에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범용 제품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지분을 쿠웨이트석유공사(KPC)의 자회사 PIC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 사업은 전면 재검토에 돌입하고 양극재 공장의 투자 계획은 1~2년 연기하기로 했다.

올해 설비투자(CAPEX)도 축소한다. 연초 약 4조원으로 제시했던 올해의 설비투자 금액을 지난 2분기 3조원 초중반으로 낮춘 데 이어 3분기 또 한 번 2조원 중반으로 줄였다. LG화학은 내년에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산업계 전반에는 희망퇴직을 시행하거나 준비 중인 기업들의 명단이 도는 등 경기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금호석유(011780)화학과 한화큐셀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업황이 악화한 롯데케미칼(011170)도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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