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제 아내는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지난해 5월 김대남씨는 대전사회서비스원 서구종합재가센터에 긴급돌봄서비스을 신청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연씨는 치매를 앓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인 58세부터 증상이 시작됐지만, 가족 모두 갱년기로 알고 제대로 된 치료 없이 시간만 흘려보냈다. 그러다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약물치료도 큰 효과가 없는 상태였다. 김대남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돌봄에 매진했지만, 김씨 또한 파킨슨병을 진단받고 말았다. 긴급한 외부 도움이 절실했던 김대남씨는 주변에 SOS를 친 것이다.
| 5일 서울 용산 나인트리 프리미엄 로카우스호텔에서 열린 중앙사회서비스원 ‘2024 경영평가 성과대회’에서 대전사회서비스원이 최우수상을 받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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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을 받은 센터에서는 가정을 방문했으나, 이미연씨는 배우자까지 폭행하며 온몸으로 도움을 거부했다. 하지만 센터는 포기하지 않았다. 요양보호사로 구성된 2인을 한팀으로 구성해 주 4회 150분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호사들은 뺨을 맞으면서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 보호사들은 미연씨의 폭언과 폭행은 두려움과 외로움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폭언은 대화로, 폭행은 한발 물러나 가까운 거리에서 동행하는 시간으로 풀어갔다. 미연씨의 안정은 대남씨의 건강회복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봄 미연씨는 10개월만에 외출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웃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김대남씨는 “지나간 세월에 눈물이 난다”며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5일 서울 용산 나인트리 프리미엄 로카우스호텔에서 열린 중앙사회서비스원 ‘2024 경영평가 성과대회’에서 대전사회서비스원은 김대남씨 사례 등과 같이 돌봄 공백 채움을 통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강원사회서비스원은 강원형 재난복지 대응 체계 구축 등으로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외에도 경남사회서비스원, 광주사회서비스원,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등은 우수상을 받았다.
| 5일 서울 용산 나인트리 프리미엄 로카우스호텔에서 열린 중앙사회서비스원 ‘2024 경영평가 성과대회’에서 강원사회서비스원이 최우수상을 받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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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위원장을 맡은 정진경 광운대 행정학과 교수는 “16개 시·도사회서비스원에 대해 평가하며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며 “사각지대 발굴은 물론 신규서비스 대상도 확대됐다. 아동·학생·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었다. 더 많은 이들이 사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은 “사회서비스 양과 질의 확대가 사회서비스 고도화의 목표”라며 “지역 내 복지·돌봄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기관 운영의 내실을 강화해 더 든든한 사회서비스 복지국가의 백년지계를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