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계엄 사태, 韓기업 지배구조 개편 더욱 가속화할 듯”

"낮은 성장 둔화·자본유출, 재벌 개혁 필요성 높여"
상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 높게 봐
투자자 재빠른 움직임…M&A 속도 가속화
  • 등록 2024-12-11 오후 3:40:12

    수정 2024-12-11 오후 3:40:12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탄핵추진 범국민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블룸버그 통신이 이번 계엄사태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등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한국의 지배구조 개혁이 훨씬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 대기업 가족들,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하다’라는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이같이 보도했다. 그동안에도 재벌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시도됐지만, 그들이 가진 강력한 경제성장에 대한 성과로 이같은 목소리가 억압돼 왔다. 그러나 성장이 둔화되고 자본 유출이 증가하면서 정책입안자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정치적 불안으로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야당대표와 금융규제 당국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며 “이들이 성공한다면 최근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외국 자본 유입을 촉진하며 한국이 오랫동안 열망해온 선진시장 지위를 얻는 데 한 걸음 더 다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 국회 회기 내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홍콩의 엠와이 알파 매니지먼트 HK어드바이저의 매니징 디렉터 존 준은 “우리는 이제 거버넌스 개선에서 실제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이번에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가 준 석 역시 계엄령 사태 이후 발표한 전략 노트에서 “우리는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된 자본 시장 및 기업 개혁을 추진해야 할 더욱 강력한 명분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미 시장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은행은 재벌에게 평가를 높이기 위한 분할 매각을 제안하고 있으며 재벌 가문은 투자자 행동주의에 대처하는 방안에 좀 더 개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거래 규모를 올해 초부터 2배 가까이 늘렸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M&A 거래규모는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 파트너스 대표는 “재벌 가문들은 자신들이 통제한 기업에서 부당한 가치를 추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실현된다면 한국 기업이 가진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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