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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0개 기업 타깃…기업 해체 방안도 담길 듯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 규제당국은 규제대상 기업, 즉 ‘힛 리스트’(hit list)를 작성 중이다.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과 이용자 수 등의 기준을 통해 추려낼 이 리스트에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구글 등 이른바 FAAG를 비롯, 최대 20개 기업이 선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기업의 막강한 시장 영향력 탓에 발붙일 곳이 없는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한 조처라는 게 EU 규제당국의 설명이다. 만약 이 리스트에 오를 경우 해당 기업들은 데이터 공유·정보 수집 등과 관련해 다른 소규모 기업들보다 더 많은 제재를 받게 된다.
문제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으나 이번 규제 방안은 단순 벌금 수준이 아닌 기업 해체나 자회사 매각까지 요구하는 수준으로 강화될 공산이 크다는 데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EU의 한 소식통은 “빅테크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고 그들은 적은 세금을 내면서 시장 경쟁력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그간 EU 내부에선 이들 빅테크 기업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해 고심해 왔으나 법 위반은 아니라는 판단하에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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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G의 영향력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이들 기업의 시장가치를 모두 합하면 5조달러 이상으로, 미국·중국·일본·독일 등 이른바 ‘G4’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합을 넘어선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거대한 공룡이 된 FAAG에 제동을 걸 견제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없애고, 세금을 피해 갈 뿐 아니라 다른 기업의 씨를 말리면서 시장의 실패를 조장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들의 진격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내주는 정보가 이들에겐 그저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며 이들 4대 기업의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EU의 힛 리스트에 오를 대부분이 이처럼 미국 기업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악화할 대로 악화한 미국-EU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양측은 현재 FAAG 등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 등 4개국의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 등의 문제는 놓고 고율 관세폭탄을 주고받는 등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이 보복성 관세를 매기고 있는 EU 제품은 75억달러 이상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