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만 남았다…수주 호황에도 파업 '골머리'

노조, 16~18일 파업…회사 측 2차제시안 거부
삼성중공업·한화오션 모두 임단협 협상 마무리
HD한국조선해양, 수주목표액 139.5% 초과 달성
일감 넘치는데 인력난 우려 속 노조 파업 겹쳐
  • 등록 2024-10-16 오후 3:53:34

    수정 2024-10-16 오후 3:53:34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조선업이 역대급 호황기를 맞이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만 유일하게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에서는 협상 지연으로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조업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납기 지연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6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부터 18일까지 3일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25일 HD현대중공업이 2차 제시안을 내놓았으나 노조 측이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2차 제시안은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측은 이번 제시안이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회사 매출액 대비 임금 인상분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4월 말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영업이익 분모 7.5%→5%),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기 등을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특히 기본급 인상의 경우 호봉승급분 3만5000원이 제외돼 있어 이를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인상분은 19만4800원에 달한다.

최근 조선업 호황에 가뜩이나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과 인도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조선업계는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전날 3396억원 규모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69척, 188억4000만달러(25조6789억원)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인 135억달러(18조3978억원)의 139.5%를 초과 달성했다.

최근 조선업의 수익성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도 우상향 중이다. 지난달 말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지수는 189.96으로 이전 최고였던 2008년 9월 191.6에 근접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발주량은 4976만CGT로 지난해 연간 수주량(4823만 CGT)을 이미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조선사들의 건조 슬롯 부족으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모두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 9월 12일 기본급 12만1526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키로 하면서 가장 먼저 협상을 끝냈고, 한화오션은 지난 11일 기본급 11만7404원 인상, 타결 일시금 및 상생격려금 370만원에 교섭을 타결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동종사 최고 수준의 2차 제시안을 전달했으나 노조에서 교섭 잠정 중단을 선언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조속한 교섭 마무리를 통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으로,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조 역시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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