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독식이 美 경제에 유리?…월가가 바이든 반기는 이유

'바이든 대세론' 조금씩 쏠리는 월가
블루웨이브 악재인가…피어나는 의문
골드만 "바이든 당선시 성장세 호재"
주가 등 위험자산 랠리…채권값 내려
다만 트럼프 회복 가능성도 염두에
  • 등록 2020-10-06 오후 3:44:20

    수정 2020-10-07 오전 12:11:49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객장에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블루웨이브’가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다.”

굴지의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5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가 월가에 미친 반향은 꽤 컸다. 그 내용은 이랬다. 골드만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이 2%가 넘을 때까지 정책금리를 동결한다는 가정 하에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바이든 패키지’는 경제 성장을 앞에서 끌 것”이라며 “민주당이 대통령직 외에 상원과 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면 법안 처리에 많은 권한을 갖게 돼 경제 성장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했다.

최근 두 후보간 여론조사상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 이상 벌어지면서, 월가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쪽으로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시장에 유리하다는 기존 관측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8% 상승한 2만8148.6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80%, 2.32% 급등했다. 또다른 위험자산인 원유 가격 역시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9% 오른 39.22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초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0.772%까지 올랐다(국채가격 하락).

이같은 위험자산 랠리를 두고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오히려 바이든 후보를 주목하는 기류다. 냇웨스트마켓의 제임스 맥코믹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증시에 부정적일지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며 “증세를 우려하는 부분이 있지만 동시에 부양책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바이든 후보로 대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월가의 시각이 이날 금융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대선까지 남은 한 달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을 회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날 뉴욕 3대 지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한 게 그 방증이다. 월가가 바이든 후보를 일부 주목하면서도,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유례가 없는 워싱턴 정가의 혼란 만큼이나 뉴욕 월가 역시 변동성을 ‘상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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