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요구 거부한 尹…더 꼬여가는 정국 경색

尹대통령, 24일 野 요구에 "헌정사에 들은 바 없어" 일축
野 대통령실 앞서 규탄 시위…"협치 없다"
전문가들 "정국 해빙기 마련 당분간 어렵다"
  • 등록 2022-10-24 오후 5:02:55

    수정 2022-10-24 오후 5:02:55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갈등 국면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협치는 끝났다”며 투쟁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었고,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참석 조건을 내건 민주당을 향해 “헌정사에 들어본 적이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현안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야당의 시정연설 참석 조건과 관련 “제가 기억하기에는 우리 헌정사에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고 거절의사를 밝혔다. 또 헌법과 법률에서 대통령의 발언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야당의 요구가 무리한 것임을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검찰은 민주당 여의도 중앙당사에 압수수색을 재시도했다. 이에 야당은 대통령실 찾아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강대강 대치 국면 속 윤 대통령이 선택할 카드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20일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나온 ‘주사파 발언’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듯한 검찰의 칼끝,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 당장은 돌파구는 없다”며 “그렇다고 해서 이 대표를 향한 수사를 멈출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국을 푸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우리 정치권은 이른바 빅뱅 상태로 갔다”며 “최소한 총선 이전까지 정치권에서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협치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를 비호하려는 야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수사가 들어간 상황에서 이 대표 비호를 위한 조직적 움직임을 풀지 않으면 정국을 풀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야당과의 관계 개선과 관련해 국익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여러 가지 정부여당의 책임이 존재한다”면서도 “한편으로 국회 다수당인 야당도 국정의 파트너로서 중요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안보상황은 위태롭고, 민생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국민 안전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여야가 무엇을 해야 할 지 국민이 무엇을 기대하고 바라고 있는지 정치권이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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