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생' 강조하지만 '정쟁 얼룩' 우려되는 尹정부 첫 정기국회

1일 첫 본회의 열어..김진표 "입으로만 민생 외쳐"
與 '민생·개혁법안' 野 '실용적 민생 개혁' 강조
`검수원복`·`경찰국` 등 갈등 요소 많아
출발부터 권성동·이재명 `리스크` 터져
  • 등록 2022-09-01 오후 6:41:57

    수정 2022-09-01 오후 9:43:44

[이데일리 이상원 배진솔 기자] 100일간의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1일 개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맞이하는 첫 정기국회인 만큼 여야의 주도권 ‘샅바 싸움’으로 신경전이 치열하다. 여야의 갈등 국면이 뜨거워지면서 이번 정기국회 역시 ‘민생’ 법안 처리 보다는 정쟁으로 점철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1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첫 본회의서 민생 안건 처리 없어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400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었다. 최근 당 내홍으로 홍역을 치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김진표 국회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강조한 것은 ‘협치’였다.

김 의장은 여야를 향해 “역지사지의 정치를 하자”며 “국민의힘은 야당 시절,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사항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자. 민주당은 여당일 때 효과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야당이 반대해서 하지 못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의 발언에는 여야 대치 속 입으로만 ‘민생’을 외치고 있다는 뼈 있는 비판이 담겼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생·개혁 법안 처리 △국민 신뢰를 되찾는 국정감사 △국민 눈높이에 맞는 예산처리를 3대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고 민주당은 전날 의원 전체 워크숍을 통해 ‘실용적 민생 개혁’을 핵심 과제로 22대 민생입법 과제를 발표했지만 국회 통과까지는 요원하다는 우려가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도 국가인권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 추천 안건과 전기차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한국산 차량을 제외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를 담은 결의안 채택 안건만이 상정됐다. 어디에도 ‘민생’은 없었다.

초미에 관심사였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정안’도 결국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일부 법안만 통과하며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에 오르지 못했다. 일시적 2주택자와 고령자 및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부담을 완화에는 합의했지만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 공제한도와 공정시장가액비율에 대해선 추후 논의하기로 하면서다.

예산안 조정 벼르는 野 “재정우롱 기조 바로잡아야”

다른 상임위 또한 당장 ‘민생’ 법안 처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법사위에선 단연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귀) 시행령을 두고 맞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민주당에선 검찰과 감사원의 감사를 두고 ‘정치 보복’ ‘표적 수사’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행정안전위원회도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설치를 두고 여야의 대립각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운영위원회에서는 대통령실 이전,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첫 정기국회인 만큼 각 상임위마다 현안 선점을 하기 위해 심리전을 펼치는 중”이라며 “정쟁만 반복하는 회의가 잦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당의 지도부가 겪고 있는 상황은 ‘민생’과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는 이날 오후 ‘백현동 의혹’과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소환 통보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전까지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한 데 따른 반발이 거세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국민의힘은 이미 대혼돈을 겪고 있고 민주당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며 “‘사법 리스크’에 다 점철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639조원 규모의 예산을 두고 민주당은 ‘검증’을, 여당은 ‘수호’를 대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은 예산안 조정을 벼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 근심은 아랑곳 않고 나랏빚을 줄인다는 ‘재정 우롱’ 기조도 바로잡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정부는 경제 위기로 기댈 곳 없는 어르신과 청년 일자리 예산부터 줄이고 전 정부의 중점 예산이라며 소상공인 지역 화폐도 삭감했다”고 했다.

다만 납품단가 연동제와 대중교통비 절감 감축과 관련된 법안은 여야 이견이 적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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