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이 30일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주최한 ‘새 정부에 바란다 ICT 미디어 분야 정책제언’ 미디어리더스포럼에서 “돈이 못 들어오게 하는 방송법을 이제 폐기해야 할 때가 됐다”며 새 정부에 과감한 정책 변화를 주문했다. 김 소장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출신의 대표적인 미디어 학자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의 배경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비교해 국내 공영방송조차 콘텐츠 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 때문이다.
김 소장은 “넷플릭스 작년 매출이 30조”라며 “우리나라 방송법에 의해 방송사업자는 대기업 소유 제한이 10조에 걸려있다”고 현황을 짚었다. 그는 “이게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일인가”라며 “진입 규제, 소유 규제가 돼 있는 방송법을 철폐해야 된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방송법 규제는 방송이 자본이 휘둘리는 상황을 막고자 하는 취지이나, 수년 전 OTT 시장이 개화하면서 방송 시장에 이른바 ‘돈맥경화’를 부르는 규제법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외 OTT 시장에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정윤식 강원대 명예교수는 국내 OTT에 규모의 경제 구축을 당부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인수합병(M&A)으로 주가를 띄우고 이렇게 확보한 자본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그는 “판을 키우고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생태계 만들어야
최정일 숭실대학교 교수는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단말기(D) 생태계를 언급하며 “그동안 P·N·D에 초점이 맞춰졌고 자원의 투입도 그랬다”며 “새 정부 조직을 개편한다면 C를 강화할 수 있는 분야에 포커스를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P는 (현재) 글로벌로 할 수가 없고, C를 키워줄 수 있는 부처 통합이 있었으면 한다”고 의견을 냈다.
부총리급 4차산업혁명부 통합 부처안도
정윤식 교수는 부총리급의 ‘4차산업혁명부’를 거론했다. 문화체육관광부(신문·영화·콘텐츠), 과학기술정보통신부(통신·유료방송), 방송통신위원회(지상파·보도·종합·통신이용자보호)의 각 기능을 통합하고, 4차산업혁명부 설립을 제언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부로 캐치프레이즈를 업그레이드해서 한국 자본주의로 싸워보자”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고품질의 콘텐츠로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김진기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진흥기획과, 뉴미디어정책과, 디지털방송정책과)를 방송위원회(방송위)로 이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방송위로, 방통위(통신시장조사과, 이용자보호과, 단말기유통조사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위원회 이관 △방송통신심의원회에서 방송심의위원회로, 방송위 산하로 이관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 교수는 “통신과 방송을 규제 틀에서 분리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을 과기정통부에서, OTT를 포함한 콘텐츠는 방송위원회에서, 그 외 콘텐츠 분야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담당하는 방안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