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총리 퇴진" 체코 벨벳혁명 이후 30년만 최대 25만명 거리로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 EU 보조금 유용 스캔들 터져
체코 시민들 "30년전 독재시대로 회귀 우려" 퇴진 요구
동유럽 과거 독재시대 회귀 움직임에 대한 항거 해석
  • 등록 2019-06-24 오후 5:14:54

    수정 2019-06-24 오후 5:22:07

지난달 13일 체코 프라하 올드타운에서 열린 총리 퇴진 집회에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체코에서 2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총리 퇴진을 외치며 모였다. 1989년 체코 공산주의 정권을 붕괴시킨 ‘벨벳혁명’ 이후 최대 규모다. 체코 정부는 이번 주 야당이 주도하는 불신임 투표도 앞두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체코의 수도 프라하 레트나 플레인 공원에서는 시민 약 25만명이 모여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 퇴진을 요구했다. 레트나 공원은 벨벳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시위대는 이날 체코 국기와 유럽연합(EU)기를 들고 “범죄에 연루된 총리를 인정할 수 없다” “사임하라”고 외쳤다.

시위에 참여한 시몬 바치는 이날 연단에 올라 “우리는 30년 동안 민주주의를 만들어왔고 그(바비시 총리)는 그것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며 “법에 따른 통치가 이뤄지지 않던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기업가 출신 바비시 총리는 본인 소유 기업이 EU 보조금 200만유로(26억원)를 불법적으로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바비시 총리는 법무장관을 해임하고 자신의 측근인 마리 베네쇼바를 이 자리에 앉혀 ‘사법 조작’ 의혹까지 사고 있는 상태다.

바비시 총리는 혐의에 대해 “나를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음모”라며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대규모 시위에 대해서는 몇 주 동안 이어진 프라하의 맑은 날씨에 시민들이 몰린 것이라는 황당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정부 대변인을 통해 “벨벳 혁명 이후 (체코)사람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표현할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체코 시위는 단순한 비리 지도자에 대한 퇴진운동이 아닌, 동유럽의 독재화 저항 움직임의 하나라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 체코 시위는 이웃 국가인 헝가리 독재화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헝가리는 민주 국가지만 개인적 자유는 제한돼야 한다”는 ‘자유 제한적 민주주의’를 주장하며 독재 정책을 펼치고 있다. 헝가리는 사위인 이슈트반 티보르가 소유한 회사에 EU기금을 투자하는 결정을 내려 EU 부패감독청(OLAF)의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사법부는 물로 언론 요직을 오르반 총리 측근들이 차지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체코와 국경을 마주한 루마니아는 최근 몇 년간의 시위 끝에 여당 사회민주당(PSD)의 대표이자 2014년까지 총리를 지낸 리비우 드라그네아 전 총리를 끌어내렸다. 드라그네아 대표는 2008과 2010년 사이 당직자 2명을 가족복지 담당 공무원으로 허위 채용해 급여를 수령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지난해 정부 부패를 조사하던 기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살해되자 시위가 벌어졌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사임했고 시민들은 그의 후임으로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인 주자나 차푸토바를 총리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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