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문 적통경쟁…시민당 vs 열린민주당 진검승부

시민당-열린민주당, 30일 나란히 선대위 출범…혈투 시작
열린민주당 지지율 12% 육박…민주당, 시민당 지원사격하며 표 결집 주력
열린민주 현 지지율 유지할 경우 7석 확보…윤호중 "잘해야 3~4석"
손혜원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의 효자" VS 이근형 "그런 자식 둔 적 없어"
  • 등록 2020-03-30 오후 4:01:06

    수정 2020-03-30 오후 4:01:06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하 시민당)과 민주당의 부인에도 한편임을 강조하는 열린민주당이 본격 혈투를 시작했다. 최근 봉하마을 방문을 시작으로 친노(親盧) 적통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 두 정당은 30일 나란히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이들의 물러설 곳 없는 진검 승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우희종·최배근·이종걸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비례대표 후보 등 참석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오후 2시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각각 선대위를 출범하면서 본격 선거운동 채비에 돌입했다. 시민당은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선대위 출범식을 갖고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 최배근·우희종 공동대표와 민주당 출신 중진 이종걸 의원 총 3인을 선임했다. 열린민주당도 당사에서 선대위 발대식을 갖고 선대위원장직을 이근식 대표, 손혜원 의원, 정봉주 최고위원, 비례후보 1~2번인 김진애·최강욱 후보에 맡겼다.

눈에 띄는 점은 시민당이 자당의 당사가 아닌 민주당에서 선대위를 출범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29일 ‘홍보·유세 콘셉트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각각 선거대책위원회와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양 기구의 합동회의를 권역별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가질 예정“이라며 ”공동발대식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의 스탠스는 명확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시민당에 대해서는 ’원팀‘, ’형제정당‘을 강조한 반면 열린민주당에 대해선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며 확실한 선 긋기를 해 왔다. 민주당은 시민당과 공통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열린민주당으로의 표 분산을 경계하며 시민당을 향한 힘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타당 선거운동에 제한을 받지 않는 총선불출마자인 이 대표는 시민당 선거운동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미망인 권양숙 여사가 봉하를 찾은 시민당은 만났지만 열린민주당은 만나지 않는 모습으로 민주당의 시민당 손들어 주기와 그 궤를 같이하면서 열린민주당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형국이지만 겉으론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열린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자신들과 각을 세우는 민주당의 행보에도 ‘문재인 정부 개혁 완수’를 강조하며 민주당과 동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근식(가운데) 열린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손혜원 의원은 최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열린민주당에 대한 당 안팎의 부정적 시선에 대해 “적자다 서자다 하는데 우리는 효자”라며 “당이 어려울 때 언제든 부모를 부양할 마음가짐이 있는 그런 효자”라고 강조했다. 이에 30일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그런 자식을 둔 적 없다”며 “열린민주당을 창당해 끌고 가시는 분이나 그 당 비례대표 후보자로 추천되신 분들이 우리 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된 분으로, 우리 당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3~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1 명을 대상으로 21대 총선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시민당은 29.8%, 미래한국당은 27.4%를 기록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지난주 조사 대비 8.2%포인트(P), 미래한국당은 2.0%P 하락했다. 이번에 처음 조사 대상에 포함된 열린민주당은 11.7%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열린민주당의 이 같은 지지율에도 애써 이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홍보·유세 콘셉트 발표 기자간담회’ 이후 오찬 자리에서 “열린민주당은 잘해야 3~4석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실제 투표에도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할 경우 열린민주당은 7석을 확보할 수 있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본격적으로 민주당이 시민당의 선거운동을 도울 경우 최대한 표를 결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오히려 열린민주당은 현재 수준의 지지율에 만족하지 않고 최소 12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열린민주당을 바라보는 시각은 지도부와 비지도부 간에 엇갈린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기(시민당)도 당선되고 저기(열린민주당)도 당선되면 꽃놀이패 아니겠냐”며 “다만 지도부는 열린민주당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 나오면 당이 선발해 시민당에 파견한 후보들이 떨어질 수 있고 더욱이 시민당의 민주당 후보 비례 후순위 배치 원칙을 받아들인 것에 대한 원망까지 다 들어야 하기 때문에 초조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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