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격차 이 정도였어?…10분의 1 수준 토큰증권 시장의 숙제는[마켓인]

日, 부동산·영화·그린본드 STO 등 활발
2020년 법 개정…토큰증권 제도권 편입
韓, 일본 부동산 STO 규모 比 10분의 1
“자본시장 유동성 확대 위해 제도화 필요”
  • 등록 2024-11-22 오후 7:45:28

    수정 2024-11-22 오후 9:55:29

이 기사는 2024년11월22일 17시4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한국 토큰증권 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격차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찍이 제도를 갖춘 일본의 부동산 STO(토큰증권발행)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 부동산 STO 시장은 10분의 1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부동산 외에도 영화 프로젝트, 그린본드 등 다양한 토큰증권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이 토큰증권을 활용한 새로운 자금 유동화 길을 열기 위해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시장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2일 STO 업계에 따르면 일본 대표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은 이달 21일부터 ‘이비스 오사카 우메다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토큰증권의 공모에 나섰다. 총 공모 금액은 약 22억3034만엔(한화 약 202억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작게는 100억원에서 크게는 1000억원 대의 대규모 토큰증권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부동산 이외에도 영화 제작, 그린본드 발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토큰증권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인 소설 보물섬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HERO’s ISLAND’의 제작을 위해 제작비 3억6800만엔(한화 약 33억원)을 토큰증권으로 조달했다. 일본 마루이그룹은 그린본드 토큰증권을 발행해 1억5000만엔(한화 13억60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토큰증권 시장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이유로는 속도감 있는 법제화가 꼽힌다. 일본은 지난 2020년 5월 금융상품 거래법 개정을 통해 토큰증권을 제도권 내에 편입했다. 일본 토큰증권은 금융상품거래법에 따라 유가증권에 표시되는 권리를 전자정보처리 조직을 이용해 이전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로 표기한 것으로 정의한다. 디지털 금융 관련 법안 정비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미쓰이 물산과 같은 일본의 대형 기업이 토큰증권 사업에 나설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부동산 토큰증권 공모 규모가 평균 200억원 이상인 가운데 한국은 일본 대비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 올해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사들이 진행한 평균 공모 금액은 약 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집계에는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2호(21억3000만원) △성수 코오롱타워 1호(17억6000만원)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3호(14억1000만원) △그레인바운더리빌딩(21억원) △상암235빌딩(9억7000만원) △북촌 월하재 (9억78000만원) △현대테라타워DMC 1호(4억8000만원) △희원감천빌딩(47억6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시장에선 한국 토큰증권 시장이 제도 미비로 인해 사업에 제약이 있어 공모 규모를 키우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계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공모를 진행하고 있지만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의 규모나 종류가 글로벌 시장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계에 따르면 루센트블록, 펀블, 세종텔레콤(비브릭)은 내년 샌드박스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경우 신탁수익증권으로 분류돼 혁신금융서비스 기한이 지나면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STO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화는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며 “블록체인은 불변성을 가지고 있어 모든 거래 내역이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공개되기 때문에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유동성이 낮았던 부동산, 비상장 주식 등의 자산이 토큰화되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조각투자를 통해 소수점 단위로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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