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머스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지분취득신고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에 또 다른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트위터가 제출한 공시서류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공식화에 앞서 지난 3월부터 트위터 이사회와 접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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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과정을 상세히 기술한 서류를 SEC에 제출했다. 이 서류에서 트위터는 기존에 합의된 조건으로 거래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는 “이사회와 머스크는 주당 54.20달러에 합의했으며, 우리는 이 계약이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거래를 종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지난 13일부터 끊임없이 스팸봇 등의 가짜계정 비율이 실제로는 트위터가 밝힌 5%보다 훨씬 높다면서, 5% 미만임을 구체적으로 밝힐 때까지 인수거래를 일시적으로 보류한다고 밝혀왔다. 머스크는 SEC가 이를 조사해보라는 내용의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가격을 하향 조정하기 위해 꼬투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트위터 주가는 이미 인수제안 가격보다 떨어졌으며 17일에는 38달러대로 하락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16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테크 컨퍼런스에서 인수제안 가격 낮추기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밝혀 가능성을 높였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격은 440억달러로, 이 가운데 210억달러를 자기자본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담보대출 등의 방안을 실행하는 한편 자금 확보를 위해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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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3월부터 트위터 이사회와 접촉하며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 머스크는 3월27일에 이미 이사회에 “트위터 이사회 합류 가능성, 트위터의 비상장사 전환 또는 경쟁사 설립을 포함해 소유권과 관련한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와는 그보다 하루 앞선 3월26일에 접촉했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가 3월에 이미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은 지분취득신고규정과 관련한 또 다른 의혹을 증폭시킨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분 취득 사실을 뒤늦게 알리기도 했지만 이후 오락가락하는 입장 발표로 업계와 주식시장에 혼란을 줬다. 머스크는 지난 4월4일 자신이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됐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런 계획이나 의도가 없다면서 소극적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다음 날 그는 적극적인 투자자임을 반영하기 위해 서류를 수정했으며 당시에도 “인수 제안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4월9일 머스크는 트위터에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며 “트위터를 비상장사로 전환할 것을 제안할 것”임을 밝혔다. 4월11일 제출한 서류에는 트위터 이사회 및 경영진과 “때때로”, “잠재적인 사업 결합 및 전략적 대안”을 논의할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이다. 그가 적대적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힌 것은 4월14일이다.
트위터 내부 혼란…고위 임원 3명 또 회사 떠나
머스크의 인수를 앞두고 트위터 내부는 혼란이 일고 있다. 지난주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2명의 고위 간부를 해고했으며 대부분의 고용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시 해고된 간부 가운데 한 명은 육아휴직 중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에는 맥스 슈마이저 데이터 사이언스 책임자와 카트리나 레인 트위터서비스부사장, 일리아 브라운 제품관리부사장 등 3명의 고위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는 사실이 전해졌으며, 트위터 대변인은 이를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