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방 참사” 지적에 與 “文정부 합의 따른 훈련”
선공은 이재명 대표가 날렸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우리 국민이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일본군 자위대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 우리는 상상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본의 자위대를 군대로 공식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외교 참사에 이은 국방 참사”라고 지적한 데 이어 재차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연합 훈련이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10월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의 필리핀 합의에 따른 것임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반일 선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정부의 비리 의혹과 이재명 대표의 범죄 의혹을 보십시오”라며 민주당의 반일 선동이 국면 전환용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특히 정진석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서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며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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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정 위원장은 야당 대표를 공격하려고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니라며 일제가 조신 침략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을 드러냈다”며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친일 역사 인식이며, 집권여당 인사의 역대급 망언”이라고 우려했다.
여권에서도 정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전형적 가해자 논리”라며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자신의 SNS에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으로 망언을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논란이 되자 “전쟁 한번 못하고, 힘도 못써보고 나라를 빼앗겼고 조선이라는 국가 공동체가 중병에 들고 힘 없어 망국 설움을 맛본 것이라는 얘기”라며 “친일·식민사관 가진 사람이라고 논평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해 기가 막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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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자위대를 독도 근해로 불러들여”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할 빌미가 될 수도 있고, 일본이 한반도에 개입할 구실이 될 수 있는 훈련” 등의 민감한 발언을 쏟아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핵개발 완료를 전제로 대북정책을 ‘리셋’(초기화)해야 하는데 이재명 대표의 대북 정책은 이미 효용이 다한 20년 전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정책에 머물러 있다”며 “국민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독도 이슈를 자극해 대북 리스크를 친일 프레임으로 덮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북 포용정책은) 국민이 받아들일 만한 주장은 아니다”라며 “지금 민주당 입장에선 확실한 지지층을 챙기기 위해 지금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