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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연구소 소비자법센터가 서울시 역삼로 스타트업포럼에서 ‘리걸테크와 소비자법의 이슈와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법률 전문가들은 미국 등 글로벌 리걸테크 현황을 소개했다. 정혜련 경찰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2016년 1100여개 리걸테크 기업이 2022년 1887개로 늘어난 현황을 알렸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로스쿨의 코드엑스(CodeX) 프로젝트에서 이 같은 정보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리걸테크가 크게 늘어난 이유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짚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뛰어난 기술이 법률 데이터베이스(DB)와 결합하면서 혁신의 기회를 찾아 창업으로 연결됐다. 정 교수는 “리걸테크 기업 증가를 부른 결정적 사건이 AI와 빅데이터”라며 “이시기 중간에 AI가 끼어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설립 증가율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기는 유니콘 리걸테크를 가장 많이 소유한 나라가 미국”이라며 업계 1위 미국 리걸줌(LegalZoom)과 인공지능(AI)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전자증거개시(e디스커버리) 분야 선두주자로 떠오른 로지컬(Logikcull) 등을 소개했다.
정 교수는 “미국과 독일, 일본, 영국을 보면 판결 정보가 공개돼 있고 미국은 실명까지 공개(유료)된다”며 “데이터를 확대에 대한 논의, 인프라 구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고, 인공지능에 맞춘 특화된 규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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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추심 서비스 제공자로 속속 등장한 독일 리걸테크 기업은 간편한 접근성과 빠른 일 처리 등으로 각광받는 중이다. 채권추심에 실패할 경우 보수를 받지 않으며 성공보수는 채권액 전체 10~40%를 받는다. 정 교수는 “리걸테크 기업이 소비자 권리 실현에 실패하면, 소비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고객의 (비용)위험을 인수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병준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리걸테크에 변호사도 기술자도 있어야 하지만, 수익분배를 금지하는 규제 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기존 법률서비스법이 리걸테크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는데, 마치 리걸테크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처럼 보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과잉규제로 혁신 서비스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리걸테크 산업이 소비자 편익을 가져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법률서비스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