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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여야 유세현장에서는 자동차 경적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유세 후보를 지지하는 신호일 수도, 해당 정당에 반감이 있는 유권자의 불쾌감일 수도, 유세로 인한 소음과 교통체증에 대한 항의 표시일 수도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이 작은 행동에 대해 어떤 추정과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각 당의 선거 분위기를 읽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공식선거운동 기간 초반 5일간 이런 유세 현장 분위기와 발언의 미묘한 차이를 통해 여야의 상황을 비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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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어디서나 고무된 모습이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감출 수 없는 위기감이 느껴졌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차원의 첫 현장 유세가 열렸던 지난달 31일 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 출정식. 중랑갑을 지역구로 하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자마자 오가는 차의 경적이 몇 번씩 울렸다. 서 의원은 아무렇지 않게 “이것은 다 우리 1번(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소리”라고 웃어넘겼다.
민주당은 한 번도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부·울·경(부산·울산·경산)과 열세로 평가받는 제주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인 추미애 대표는 해당지역 현장유세에서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옷을 입은 선거사무원과 지지자 등을 가리키며 “파란물결이 넘실대니 보기 좋다”며 “희망이 보이시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국당은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옷 입기를 꺼리는 선거사무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눈치였다. 2일 한국당 유세 현장에서 만난 한 의원은 “(당의 상징색 옷도 안 입고) 그렇게 할 거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며 “우리당이 창피하고 부끄러우면 그냥 집에 가라고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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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추 대표는 5일 내내 총 십여 차례 이상 광역단체장 후보와 동행하며 공동유세를 펼쳤다. 4일 제주 동문시장 앞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 지원유세에서는 “전국 17개 지역 시도를 다 다녀야 한다”며 “이번에 후보가 모두 4016명이나 된다. 이 후보들을 (전부) 지원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국당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4일 KBS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너무 절박한 상황”이라며 “모든 게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마 야당이 이렇게 어려운 선거 여건과 환경, 그리고 예측. 이런 모든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치르는 경우도 아마 없을 것”이라며 “바람이 일어나지 않으니 속이 답답하고 참 힘들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대한 자만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열린우리당 시절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경기 지역구 시·도의원 약 200석 중 한 석도 못 건지고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전승했다”며 “한국당이 아무리 어렵다지만 그 당시 우리당만큼은 아니다.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싹쓸이 투표를 호소하는 민주당의 오만한 행태를 유권자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심판해 주실 것”이라며 “싹쓸이 승리를 안겨주면 우리나라 큰일 난다. 정치가 불행해진다”고 읍소하고 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 두 거대 양당이 허구한 날 소모적인 정쟁을 벌일 때에도 영세 자영업자와 재래시장 상인, 국민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한 표를 호소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