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올 3월 1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두기(4월 18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5월 2일) 등 방역 조치 대부분을 해제했습니다. 오미크론 대확산 이후 하루 최대 확진자가 62만명을 넘는 폭증세로 방역 조치가 무력화됐고, 정점 이후엔 유행 감소세가 빠르게 이뤄진 결과입니다.
하지만 확진자 폭증과 방역 조치 해제 등은 코로나19 감염 및 중증·사망 예방을 위한 백신의 접종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오는 8월까지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1181만 회분의 백신 중 대부분이 폐기처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34만 6753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감염률이 33.8%에 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검사받지 않은 숨은 확진을 감안하면, 전 국민 중 절반이 감염 후 완치돼 ‘자연면역’을 취득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또 3차 접종 후 누적 돌파감염 추정사례는 800만 3288명(4월 24일 0시 기준)에 이릅니다. 이에 백신은 기존 부작용 우려와 함께 효과에 대한 신뢰도 낮아져, 접종 동력이 사실상 상실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처럼 접종률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해동이나 개봉 후 유효기간이 지나거나 접종자가 부족해 폐기되는 백신의 양도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대응추진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백신 잔량·유효기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는 8월까지 코로나19 백신 총 1181만 회분의 유효기한이 만료될 예정입니다. 또 지난달 7일까지 이미 291만 5520회분이 폐기됐고, 이 중 99%에 달하는 288만 5243회분이 유효기간 경과가 원인이었습니다. 또 오는 5일엔 화이자 2만 9000회분과 모더나 1만 5000회분이 유효기간이 끝나 더 이상 쓸 수 없게 됩니다.
백신 폐기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접종자 감소입니다. 현재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은 전국 1만 7000여 곳에 달합니다. 그러나 거리두기 폐지 이후 15일간 하루 평균 3차 접종자는 8608.1명으로 산술적으로 의탁의료기관 2곳 중 1곳만 하루 1명 정도 백신을 접종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백신 폐기에도 4차 접종 시행…週 ‘3→1회’ 요일제 보류
당초 질병관리청은 백신 폐기를 줄이고 예방접종을 효율화하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접종일을 ‘주(週)1일’로 제한하는 강화된 요일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달 25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 4차 접종이 본격 시작돼, 효율적 접종을 위해 기존 ‘주 3일’ 접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권근용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지난달 18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주 1회 접종 요일제는 2주 단위로 시행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잠정 보류한 상태”라며 “코로나 유행 및 백신 접종 상황이 바뀌면 효율화를 위해 접종 횟수 등을 다시 조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이메일 : jebo@edaily.co.kr
- 카카오톡 : @씀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