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속 해외VC "불안보다는 기대…제2의 리벨리온 찾을 것"

10일 'K-글로벌 벤처캐피털 서밋' 개최…51개 글로벌 VC 참가
일부 취소 통보에도 실제 참석은 예상보다 많아
해외 VC "韓스타트업 환경·기술 긍정적…유망하다"
  • 등록 2024-12-11 오후 4:52:25

    수정 2024-12-11 오후 4:52:25

[이데일리 김혜미 김세연 기자] “한국이 불안하냐고요? 한국은 군사정권과 민주화 운동 등 여러 가지 일을 겪었지만 굳건한 성장을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충분히 이겨낼 것으로 믿습니다.”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K-글로벌 벤처캐피털 서밋’에서 만난 한 외국계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일본 도쿄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는 이 관계자는 “아직 한국에 투자한 곳은 없지만 13일 출국 전에 국내 스타트업을 방문해 투자기회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에서 진행된 ‘글로벌 벤처투자 간담회’.(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날 행사에는 한국계를 포함해 51개 VC가 참석했다. 지난해 열렸던 첫 행사(35개사)보다 대폭 늘었다. 중기부는 당초 50개 VC 참석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 7일 1차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일부 업체가 참가의사를 철회했다. 하지만 당초 목표치를 상회하는 51개사가 참가했다.

행사의 일부로 마련한 간담회에서 외국 VC들은 한국의 정치 상황에 집중하기보다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을 낙관적으로 평가하면서 국내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싱가포르 자본인 파빌리온 캐피털의 대니 웡 아시아 지역 총괄은 “한국에 10년 넘게 투자하면서 생태계를 개발했으며 많은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다”며 “제2의 쿠팡이나 리벨리온과 같은 기업을 어떻게 찾을지 이번에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벤처수크’의 태머 쿼드미 공동창업자는 “한국의 스타트업 기술 생태계 봤을 때 장점이 아주 많다”며 “중동의 기후변화와 관련한 클라이밍 테크 펀드가 한국에 집중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계 VC ‘글로벌 브레인’의 기린 카토는 한국 정계상황에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6시간 만에 (계엄)상황이 종료됐고 앞으로의 방향도 크게 하나로 정해진 것 같다다”며 “올해만 한국을 3번 방문했는데 한국의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화가 스타트업 투자 관련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나타낸 VC도 있었다.

한국계인 비치다이스파트너스의 이재명 대표는 “스타트업이나 딥테크 기술 등을 지원하는 방향은 세계적인 흐름이라 정권교체와 무방할 것”이라며 “일단은 지켜보겠지만 지금의 혼란은 길어야 6개월이라고 본다. 스타트업 투자는 6~8년 정도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므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북과 프리킨에 따르면 한국의 벤처 투자 순위는 지난 2022년 세계 9위로 떨어졌으나 2023년부터는 5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벤처투자 규모는 2023년 84억달러로 지난 2020년보다 22%나 성장했다. 같은 기간 미국(-1%)과 유럽연합(EU·4%)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절대적인 투자규모가 적긴 하지만 투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투자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투자유치를 꾀하는 일부 스타트업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당뇨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 중인 한 스타트업 업체 대표는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는 상장사보다 낮게 평가한다”며 “최근의 정국 혼란이 해외 투자유치계획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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