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5조원대로 커진 상장사 공개매수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시장을 독식하던 NH투자증권의 과반 점유율이 깨진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도 온라인 청약 시스템과 인수금융·자문·상장폐지 업무 등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향후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시장 파이는 더 커질 전망이지만, 공개매수 이전 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관련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사 공개매수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0년 6건에 불과하던 공개매수 건수는 △2021년(12건) △2022년(7건) △2023년(18건) △2024년(28건)까지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인수합병(M&A) △경영권 안정 △지주사 전환 △상장폐지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공개매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는 고려아연(010130)과 영풍정밀(036560) 등 대형 딜의 등장으로 사상 최대 호황을 맞이했다.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파트너로 나선 KB증권(2건·1조1335억원)과 미래에셋증권(2건·1조819억원)은 각각 20.91%, 19.9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나증권(1건·357억원), 대신증권(1건·252억원) 등은 공개매수 첫 주관 업무를 따내며 마수걸이 딜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현재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마련한 증권사는 NH·한투·삼성·KB증권 등 4곳에 불과하다.
향후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도입될 경우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도 지난달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공개매수자·대상회사 등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