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4년 만의 파업카드 카드를 띄우는 의료계가 복잡한 셈에 들어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3월 총파업을 통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반대하고자 했으나 정부의 수위 높은 강공에 파업시기를 2월로 앞당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의료업계는 우선 17일 총회를 통해 일정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의료계가 총파업을 포함한 사직서 제출 등 강경모드에 나설 경우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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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14일 서울 이촌동 의사협회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오는 17일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향후 비대위의 투쟁방안 및 로드맵 등 중요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총선 후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증원규모를 줄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4월 총선 전 학교별 인원 배정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4월 전 학교별 인원 배정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총선 전 학교별 인원 배정이 확정되면 이를 반대해온 의사단체는 투쟁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의협 총파업 시기가 2월로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영하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은 “정부가 2~3월쯤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우린 우리 일정대로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의 중추세력으로 꼽히고 있는 전공의들은 의대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 제출에서 ‘개별’ 사직서 제출로 방법을 선회했다. 정부가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으로 막아서자 ‘개별’이라는 방법을 쓴 것이다. 실제로 대전성모병원에서 근무하는 홍재우 인턴은 ‘공공튜브 메디톡’ 유튜브 채널에 ‘결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공개 사직 의사를 밝혔다. 225명의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들은 14일 0시 전체 투표를 개시해 사직 의견을 묻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사직서 투표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박민수 차관은 “의료 개혁의 주요 목표는 젊은 의사들이 좀 더 나은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젊은 의사의 근무 여건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