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에 뿔난 여행사 ‘손절’ 수순 본격화

일부 여행사, 미정산 시 계약해지 통보
인터파크트리플·하나투어 등 25일 기한
여행객 구매 상품, 정상 진행 불가할 듯
  • 등록 2024-07-25 오후 5:27:26

    수정 2024-07-25 오후 6:03:08

서울 강남구 소재의 티몬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문제로 여행사들이 일제히 계약 해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지난 6월 예약분에 대한 정산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여행사는 이미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다른 주요 여행사 정한 기한까지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해지를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태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참좋은여행은 24일 티몬·위메프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사태의 심각성과 대금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변제가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금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봤다”며 “즉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어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다른 여행사들도 시기의 문제일 뿐 입장은 같다. 인터파크트리플은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문제로 25일까지 정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를 하겠다고 알렸다. 앞서 두 차례 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이 이유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역시 티몬·위메프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밀린 대금을 25일까지 정산할 것을 요구했다. 노랑풍선은 정산 기한을 26일로 정했고, 교원투어 등은 수신일로부터 5영업일 이내 정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의 ‘손절’이 이어지면서 티몬·위메프의 사태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대금이 수십, 수백만 원대에 달하는 여행상품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티몬·위메프의 자금력은 더 약화될 처지에 놓였다. 티몬은 지난 22일 여행사에 발송한 안내문에서 “일부 판매자의 거래 중단으로 거래 규모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의 주 원인이 자금난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여행사들의 계약 해지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갈 수 있는 셈이다.

여행사의 계약 해지에 따라 여행객의 고통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해지 이후에는 기존 판매 상품이 취소되는 만큼 같은 상품을 원할 경우 해당 여행사에서 재예약을 해야 한다. 당장 8월 이후 출발 상품을 구매한 여행객은 여름휴가를 취소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일부 여행객은 “환불도 받지 못하고 여행 계획도 취소하게 됐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여행사는 피해를 당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호소하고 있다. 일부 특가 상품의 경우 여행지에서 쇼핑이나 옵션 등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그대로 손해로 이어지는 만큼 취소 처리 후 재결제 안내가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당장 미정산 손실 규모가 수십억 원을 넘는 상황에서 고객 예약을 그대로 진행하기란 어렵다”며 “여행사 역시 큰 피해를 당한 상황에서 지금은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절박함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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