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발톱 다시 든 파월…글로벌 금융·외환 시장 '와르르'

"일부 연준 위원, 트럼프 정책 선제적 반영"
나스닥 5개월만에 하루 최대폭인 3.6% 내려
환율 장중 1450원 돌파…금융위기 이후 최고
  • 등록 2024-12-19 오후 3:45:45

    수정 2024-12-19 오후 6:39:4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매의 발톱’을 다시 들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해 올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이어갔지만 내년 금리 인하는 기존 ‘4회 인하’에서 ‘2회 인하’로 전망치를 낮췄다. 고용시장 악화 징후는 약해진 대신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다. 특히 일부 연준 의원은 점도표상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자극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금융시장이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춘 4.25~4.5%로 결정했다. 지난 9월 시작된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이 세 차례 연속 이어졌다. 이로써 한국 기준금리(3.00%)와 차이는 다시 150bp(1bp=0.01%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연준은 경제전망예측(SEP)을 통해 내년 최종 기준금리(중간값) 수준을 3.9%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예측(3.4%)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엔 두 차례 정도만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2026년 최종금리도 2.9%에서 3.4%로, 중립금리로 간주하는 중장기 금리도 2.9%에서 3.0%로 높였다.

연준이 ‘매파성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은 미국 경제 회복력은 강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연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2.0%에서 2.1%로 상향 조정하면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도 2.1%에서 2.5%로 대폭 높여 잡았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조치로 정책 금리를 25bp 낮췄고, 아직 정책이 긴축적이나 중립금리는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며 “이제부터는 새로운 국면이고 추가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일부 연준 위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감세, 이민 정책 강화 우려에 연준의 전망을 어떻게 바꿀지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예상보다 강한 ‘매파적’ 경제전망을 한 것으로, 금융·외환 시장은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3.6% 급락하며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74.04% 급등한 27.62를 기록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6개월 만에 최고치인 4.5%를 돌파하는 등 국채 투매 현상이 이어졌다. 19일 코스피지수도 1.95%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1450원을 돌파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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