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무협 회장 “내년 수출 역대 최대…트럼프 변수 대응해야”

올해 수출 역대 최대…車·반도체 견인
내년 무역수지 430억달러 ‘흑자’ 예상
對中 견제로 중국 공급과잉 심화 우려
“내년 협회 역량 트럼프 2기 대응 집중”
  • 등록 2024-11-27 오후 5:01:09

    수정 2024-11-27 오후 5:01:09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한국 수출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고 내년까지 2년 연속 최대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내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고관세 정책 등 대내외 정책 변수를 보수적으로 반영해 성장률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7일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우리 수출은 주요국 대비 빠르게 증가해 지난 9월 기준 전 세계 수출국 6위로 올라섰다”며 “수출 호조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라고 평가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7일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 간담회에서 내년 수출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무역협회)
무협은 내년에도 세계 경제·교역 회복세가 지속되고 우호적인 반도체 경기가 예상되면서 우리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6850억달러, 수입은 0.7% 감소한 6380억달러로 무역수지 47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올 3분기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3% 중 순수출 기여도는 2.3%포인트로 수출이 한국 경제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수출 전망치는 올해 대비 1.8% 증가한 6970억달러, 수입은 2.5% 증가한 6540억달러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430억달러 흑자로 올해 대비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쌍끌이로 견인했으나 내년에는 해당 분야 수출이 급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는 내년 중 메모리 단가 회복 가능성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높은 성장률(1~10월 47.2%)을 지속해 온 터라 내년 성장률은 2.2% 수준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매년 수출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자동차는 올해 2.1% 성장했으나 내년 수출은 역기저 효과와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1.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 하락세에 따라 석유제품(-7.9%), 석유화학(-0.5%) 수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내년에는 미국의 고관세, 금리정책과 중국 내수 환경 변화가 우리 수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국과 미국은 올해 1~10월 기준 우리 수출의 각각 19.2%, 18.7%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국이다.

윤 회장은 내년 수출 환경에 대해 “순탄치 않은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과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도 정책을 바꿔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며 “바이든 정부 때 많은 기업이 미국에 진출한 만큼 협회는 정부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현지 주미 대사관 등과 협조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워싱턴 등 미주 지역본부 인력을 보강하고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내달 9일에는 현지에서 미국 내 연구센터와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관련 전문가 토론도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은 한국 무역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윤 회장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가혹한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으로 들어가지 못한 중국산 제품들이 제3국 시장으로 나오면서 한국 제품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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