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방일 무산… '악화일로' 한일관계 전망도 불투명(종합)

“일본과 이해 접근 있었으나 정상회담 성과 미흡”
日소극적 태도에 소마 막말 및 방일 여론 악화 고려한 듯
재임 기간 내 한일관계 회복 사실상 힘들 듯
  • 등록 2021-07-19 오후 6:13:15

    수정 2021-07-19 오후 8:56:56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도쿄올림픽에 참석해 한일관계 회복의 초석을 놓으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결국 방일 취소를 결단했다. 일본 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회담 성과가 불투명한데다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성적 발언 파문을 비롯해 악화일로에 있는 대일감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도쿄올림픽 계기 방일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한일 양국은 도쿄올림픽 계기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양국 간 역사 현안에 대한 진전과 미래지향적 협력 방향에 대해 의미있는 협의를 나누었으나 정상회담의 성과로 삼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며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번 판단에는 소마 공사의 막말 파문과 이로 인한 방일 여론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마 공사는 국내 취재진과의 대화 중 문 대통령을 겨냥해 부적절한 성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번 결단으로 재임 기간 내 한일관계 회복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의제로 거론되던 위안부와 징용 피해자 문제도 미결로 남게 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일본과 협의해왔다. 하지만 성과를 바라며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 한국 측과는 달리 일본 측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정상회담 성사를 예상했으나 청와대는 “방일과 회담이 성사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다 결국 방일 취소 판단을 내렸다.

다만 박 수석은 “도쿄올림픽은 세계인의 평화 축제인 만큼, 일본이 올림픽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 선수단도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간 쌓아온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하여 선전하고 건강하게 귀국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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