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집 사야하는 데'…주담대 금리 내려도 '그림의 떡'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채 5년물 2.9%까지 하락
주담대도 11월말 대비 하단 0.11~0.26% 내려
금리 낮아졌지만 대출관리에 여전히 문턱 높아
집값 하락전환 우려 커지면서 대출수요자 고심
  • 등록 2024-12-11 오후 5:24:13

    수정 2024-12-11 오후 7:05:26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국은행의 2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기조에 은행의 대출 조이기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대출 수요자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집값까지 하락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새해 주택 구입자금이나 갈아타기 등을 주담대 대출을 계획 중인 수요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3.5%→3.0%)로 주택담보대출의 지표 금리인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이달 10일 기준 2.927%까지 떨어졌다. 금융채 5년물은 이달 2일 3.024로 3%대였지만 불과 일주일새 0.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시중 은행의 혼합·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지난달 4주차(11월 29일 기준) 대비 이날 은행들의 혼합·주기형 주택담보금리는 하나은행 3.962~5.462%→3.852~5.352%, 농협은행 3.54~5.94%→3.37~5.77%, 신한은행 4.00~5.30%→3.85~5.15%, 국민은행 4.03~5.43→3.76~5.16%, 우리은행 4.23~5.43%→4.12~5.32% 등으로 금리 하단 기준 0.11~0.26%포인트 떨어졌다.

주담대 금리 수치만 놓고 보면 이자 부담이 크게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자로선 ‘그림의 떡’에 불과하단 지적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들은 이달 들어 ‘대환(갈아타기)’ 주담대까지 중단하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이달 말까지 가계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비대면 방식 주담대 대출은 5대 은행 중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중단한 상태다.

새해에도 정부는 주담대 등 가계대출 억제 기조를 지속할 전망인 가운데 집값마저 하락세로 돌아서면 주담대 수요자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KB부동산이 발표한 11월 월간 주택통계에서 서울 매매 가격 전망 지수는 94(100 초과 상승 예상)로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값 매매 상승률도 10월 0.11%에서 11월 0.01%로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조기 대선을 포함한 탄핵 정국이 최소 몇 달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집값 하락세가 지속할 우려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새해에도 가계 대출 관리를 타이트하게 유지하면 상당수 은행은 관리 부담 때문에 대출하고 싶어도 못할 것이다”며 “주담대 금리 역시 기준금리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가산금리 등이 올라가 소비자 입장에선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주일 금융채 5년물 금리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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