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에 소극적인 연준'..비영리 단체 주도 '디지털 달러' 실험

향후 1년간 다섯 가지 실험에 착수할 예정
연준 CBDC 도입 박차에 보탬될까
파월 "디지털 화폐 역할 이해하는데 시간 걸려"
  • 등록 2021-05-04 오후 5:53:48

    수정 2021-05-04 오후 5:53:48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자 보다못한 비영리 단체 디지털 달러 재단이 나서서 CBDC 관련 실험에 착수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 단체 디지털 달러 재단은 미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용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Digital Dollar Project)를 진행할 예정이다. 디지털 달러 재단은 향후 12개월 동안 다섯 가지의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추어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금융회사·소매업자·NGO 등이 참여한다.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디지털 달러 재단 공동 설립자는 이날 “전 세계에서 CBDC 관련 보고서가 발표되고 있으나 미국에는 실질적인 데이터와 실험 내용이 없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실질적으로 유용한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는 현재 미국에서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에 대한 공동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현실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안카를로 설립자는 “빠르게 CBDC 사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미국도 (CBDC 도입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CBDC 관련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면서도 아직까지는 CBDC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8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달러의 디지털화 시행과 관련, 시장을 가속화하는 것보다는 재앙적인 실수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연준이 디지털 화폐가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달러에 의존하는 국가와 사람들에게 합당한 방식으로 디지털 화폐 기술이 사용되는지 확인하는 일도 그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CBDC는 전자적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로 민간 발행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법정통화로서 실물 화폐와 동일한 교환 비율이 적용돼 가치 변동의 위험이 없으며 중앙은행이 발행해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에서는 CBDC가 암호화폐처럼 가격 변동이 심하고 사용이 제한된 거래용 자산이 되기보다는 중앙은행에서 완전히 통제되고 규제되는 화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CBDC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과 스웨덴이 CBDC 발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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