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관은 정재호 대사의 귀국 시점을 잠정적으로 이달 30일로 정하고 내부적으로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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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실장이 부임하려면 대사 임명 안건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신임장을 수여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임장 제정 절차를 밟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만큼 최측근인 김 전 비서실장이 주중대사로 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에게 외교사절 임명 권한이 있다고 해도 야당에서 사실상의 인사권 남용으로 반발할 여지도 간과할 수 없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김 전 실장 부임과 관련해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검토해 봐야 한다”며 “확실히 말하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만일 정 대사가 귀국하고 김 전 실장의 부임이 계속 지연된다면 주중대사 공백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외교부는 정 대사의 귀국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도 공석이 됐다. 비상계엄 사태로 김용현 전 장관이 사퇴하자 윤 대통령은 즉각 신임 국방장관에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최병혁 주사우디대사를 내정했다. 그러나 최근 최 전 대사가 국방부 장관직을 고사하면서 사우디 대사 자리가 비게 됐다. 최 전 대사는 현재 한국에 돌아와 외교부에 대기 상태로 있다.
인도네시아 대사로 내정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낙마한 이후 이상덕 전 대사(현 재외동포청장)의 후임자로 낙점됐지만,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탄핵 정국이 시작됐다. 이탈리아, 세르비아, 네덜란드, 불가리아 등 국가의 대사가 현재 공석 상태다.
그러나 직업 외교관 부임 절차가 아닌, 윤 대통령의 측근 인사의 경우 정치적 부담도 있는 만큼 최소한의 인사 조치만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부 대사직의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고건 권한대행(2004년 3~5월)은 공관장 임명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