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인선을 연이어 발표하는 가운데 그의 인선이 ‘막후 실세’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선인과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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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클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 대사가 직무를 다시 수행하지 않을 것이란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가 두 사람의 영향력 행사라고 진단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상원의원을 선택하도록 설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 폭스뉴스 간판 앵커 출신인 보수 논객 터커 칼슨.(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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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니어는 ‘반(反) 트럼프’ 세력을 막아내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때 트럼프 당선인과 마지막까지 경쟁하면서 날 선 발언을 주고 받았고, 폼페이오 전 장관은 1기 최측근이었지만 이번 대선 국면에선 트럼프 당선인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주니어는 두 사람이 차기 행정부에 “초대되지 않을 것”이란 소식에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100% 동의한다”는 글을 남겼다.
보수 성향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였던 칼슨 또한 대선 이전부터 폼페이오 전 장관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0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폼페이오 같은 사람은 차기 행정부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길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슨은 차기 국방부 장관 후보로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 그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콜비 전 부차관보에게 “당신은 국가 안보에 대한 깊은 경험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국가 안보에 대한 대통령의 우선순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주니어와 칼슨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에 직접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는 오메드 말리크가 운영하는 벤처캐피탈회사 ‘1789 캐피털’에 파트너로 합류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칼슨이 지난해 설립한 미디어 회사 ‘라스트 컨트리’에 1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보수층에 유명한 제품이나 회사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슨 또한 지난 11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나는 행정부 고위직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자신의 차선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혐오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