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고에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의 규모는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이같은 속도라면 비교되는 자산군인 금의 지위를 넘어설 것으로도 보인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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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합산 시가총액이 이날 한때 2조200억달러(약 2280조원)를 기록, 사상 처음 2조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약 7500만달러 규모였는데, 석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비트코인은 1조달러를 넘겼고, 가상화폐 2위인 이더리움도 시총 2440억달러다. 이더리움을 포함한 2~6위 가상화폐들의 합산 시총은 4220억달러다.
이날 비트코인 한개당 가격은 5만9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역대 최고가는 지난달 13일 6만1683달러보다 소폭 낮은 가격이다.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국내 비트코인은 더 비싸다. 이날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7900만원을 기록,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미국 중앙은행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화폐로서 역할을 못할 것이고, 투기성 자산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인러(코인 투자자)들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국제결제은행(BIS)이 디지털뱅킹을 주제로 연 원격 패널 토론회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상화폐들은 매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라며 “어느 것도 가상화폐들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코인 투자 열풍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평소 파월 의장의 견해를 있는 그대로 재강조한 것이다.
당시 파월의 발언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겐 긍정적으로 읽혔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존재 자체를 부정해왔던 연준이 비트코인을 금과 나란히 놓고 비교했기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파월의 발언을 들으면서 미국 정부나 연준이 그간 비트코인을 대하는 태도에 비교했을 때 진일보했다고,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느꼈다”며 “그간 가상화폐의 존재 자체를 무시해왔다면 인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만약 비트코인이 금의 위치를 따라잡게 되면 개당 가격은 13만달러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전날 파니기르초우글로우 JP모건 스트래지스트는 “만약 금 시장에 들어와 있는 총 민간 투자만큼 비트코인 투자가 늘어난다면 그 가격은 13만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비트코인의 목표가격으로 제시했다. JP모건은 앞서 비트코인 목표가를 14만6000달러를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