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발 충격에 지붕 뚫은 환율, 1451.9원 마감[외환마감]

종가 기준 1450원 돌파…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
엔화 약세까지 겹치며 환율 밀어올려
당국-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확대 소식도 역부족
"강달러 진정돼야 환율 안정…당분간 1440원 후반 흐름"
  • 등록 2024-12-19 오후 4:18:34

    수정 2024-12-19 오후 4:18:34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450원선을 내줬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 충격이 예상보다 컸던 탓이다. 탄핵 정국 이후 계속되던 원화가치 하락에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35.50원원)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39.10원) 기준으로는 13.9원 올랐다.

개장 초반 환율은 1450원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오전 10시께부터 1440원 후반대로 소폭 낮아졌다. 이후 1440원대 흐름을 이어가다 오후 3시께 다시 1450원대로 상승 전환했고, 이후 횡보하다 장을 마쳤다.

환율이 1450원을 웃돈 건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종가(정규장) 기준으로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던 지난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25bp(1bp=0.01%포인트) 내리면서 세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이어갔지만, 내년 금리인하 폭은 기존 100bp에서 50bp 수준으로 대폭 줄여 잡았다.

이에 서울 외환시장은 FOMC 결과에 따른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90억원대를 팔았다. 여기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환율을 더욱 밀어 올렸다. 일본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연 0.25%에서 유지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장 중에는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도 이어졌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만료되는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를 내년말까지 연장하면서 한도를 종전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증액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은 해외투자 환헤지 비율을 최대 10% 상향하는 기간을 내년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연구원은 “당국의 시장의 안정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나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면서 “강달러 압력이 진정되는 것이 우선인데, 당분간 1440원 후반대의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새벽 1시 34분 기준 108.0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106대였으나 FOMC 결과를 반영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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