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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주당은 선거를 직접 치른 당 중심 기조를 강조하면서 정부와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방선거 승리 공로를 청와대와 내각에 돌리면서도 당은 언급하지 않았던 점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黨, 존재감 부각 노력…靑 “선거 승리 거듭 감사”
당정청은 이날 지방선거 뒤 처음으로 열린 고위당정청협의를 통해 “평화와 민생·경제정책 추진에 가속도를 내겠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날 고위당정청협의는 정권교체 뒤 처음으로 추미애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려 그만큼 당에 무게감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이번 협의를 포함해 문 정부에서 열린 총 8차례 고위당정청협의 중 절반인 4차례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렸고 국회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각각 2차례와 1차례씩 개최됐다. 하지만 2차례 국회 협의 모두 귀빈식당에서 진행돼, 추 대표가 아침부터 당정청 고위요인들을 자신의 회의실로 불러 모으는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후 발언에 나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일궈낸 당에 진심으로 거듭 감사드린다”며 “추 대표님과 홍 원내대표님, 이춘석 사무총장님, 김태년 정책위의장님 축하드린다”고 운을 띄웠다. 장 실장은 문 정부 2년 차 청와대 비서실 업무수행 수칙을 유능함·도덕성·겸손한 태도로 정하고 정책시행에 있어서는 속도·성과·체감을 3대 원칙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마지막 모두발언에 나선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더 유능한 내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문제 방점…“소득주도성장 부작용 보완”
이날 협의 결과는 악화되는 고용지표와 경제상황에 방점이 찍혔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소득주도성장 및 혁신성장의 균형 있는 추진과 공정경제 기반 확립 등 3대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단기적인 어려움과 부작용을 보완하는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시간단축 처벌을 6개월 유예하기로 한 것도 같은 취지다. 또 홍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은 “깜짝 놀랄만한, 상상 이상의” 표현을 쓰면서 재정지출 확대를 요청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충분히 검토를 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당정청은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 논의에도 머리를 맞댔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8·15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남북협력관계 구축, 남북경제 협력사업에 대한 공동 연구 등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로 했다”며 “당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확고히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의 비준 동의 내지는 지지결의안 채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방선거 참패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협조가 필수적인 판문점 지지결의안 채택과 규제혁신 관련 법안 등의 통과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