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바다거북 잡아먹은 주민들 최후...3명 사망·32명 입원

바다거북이 일으키는 치명적 식중독 '켈로니톡시즘'
  • 등록 2024-12-03 오후 9:07:46

    수정 2024-12-03 오후 9:07:46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필리핀 한 마을 주민들이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을 잡아먹고 식중독을 일으켜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입원했다.

리핀 주민들이 먹다 남긴 바다거북 등껍질. (사진=BBC 보도화면 갈무리)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마긴다나오델노르테주의 한 어촌 주민들은 바다거북을 요리해서 먹은 뒤 3명이 사망하고 최소 3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원주민 테두레이 부족 소속 주민들로 한 어부가 잡아 온 바다거북을 식초와 간장으로 양념하고 채소와 함께 끓인 필리핀 요리 아도보(Adobo)로 만들어 먹었다.

그런데 음식을 먹은 주민들은 복통과 구토 등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 중 3명이 숨졌다. 사망한 주민들은 현지 전통에 따라 즉시 매장됐다.

당국은 주민들로부터 등딱지 등 바다거북의 남은 부분을 확보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돼 있으며, 대다수 국가에서 바다거북을 붙잡거나 죽이는 것은 불법이다. 필리핀에서도 법적으로 바다거북을 먹는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바다거북을 전통 별미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다거북은 ‘켈로니톡시즘’(chelonitoxism)이라는 치명적인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식중독이 발병하면 복통과 구토, 설사,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소화기 출혈과 부종, 혼수상태에 이른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계는 해파리 등 맹독성 생물과 바닷속 조류를 먹는 거북 몸 속에 독성 물질이 축적됐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 자치령 내 펨바섬에서 바다거북 고기를 먹은 주민 9명이 사망하고 78명이 입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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