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려아연 경영진 '유상증자 부정거래 혐의'로 檢 이첩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패스트트랙 이첩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서 부정거래 의혹
  • 등록 2025-01-07 오후 9:30:03

    수정 2025-01-07 오후 9:30:03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010130)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기습적으로 이뤄진 유상증자가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고려아연, 두산 등 관련 현황 및 향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30일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고려아연 경영진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으로 이첩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면서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개매수신고서의 허위 기재,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지만,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이 같은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은 지난해 10월 31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 긴급 브리핑’을 통해 “자사주 매각에 이어 유상증자를 할 것이란 계획을 세워놓고 순차적으로 진행만 한 것이라면 공개매수 신고서엔 관련 내용이 없기 때문에 부정거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함 부원장은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회사와 증권사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또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신속한 처리를 위해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검사를 통해 공개매수·유상증자 과정에서 적절한 검토를 거쳤는지,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왔다.

고려아연은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은 지 일주일 만인 지난해 11월 13일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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