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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연구원(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양정철 원장이 부임한 이후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여의도연구원이 총선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민주연구원과 여의도연구원은 총선과 공천을 앞두고 격전지 여론조사 등을 진행하고 각종 판세 분석 역할을 담당하는 당의 핵심 기관이다.
“선거여론조사, 더 깊게 볼 포인트 있다”
여의도연구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를 초청해 ‘선거여론조사의 A to Z’ 세미나를 열었다. 향후 선거 과정에서 진행하는 여론조사 작업에 대한 사전 논의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숫자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 이해와 해석’·‘21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활용’을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는 게 여의도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김세연 원장도 “선거여론조사는 보편적인 다른 조사와 달리 더 깊이 있게 봐야 할 포인트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과 격차가 큰 20·30대 여성 지지율 회복 필요성도 언급됐다. 한국당이 이들을 포용할 공약을 내놓지 못한다면 21대 총선에서도 고전할 것이란 지적이다.
여의도연구원은 향후에도 양정철 원장처럼 외부에 드러나는 광폭 행보보다는 이같은 세미나를 시리즈로 이어가는 등 본연의 연구 활동에 초점을 맞춰 총선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여론조사 분야 독보적 강점 회복 과제
한 전임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양정철 원장 행보는 사실상 친문(문재인) 패권 공천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쪽으로 몰고가는 분위기를 계속 풍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도를 돌면서 지방자치단체 연구원들과 협의하는 것도 그야말로 여당이 삼가해야 하는 행동”이라며 “정치적 중립과 정면 배치되고 상식적이지도 않다. 우리가 여당인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때 그렇게 했으면 엄청난 관권선거라고 민주당에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친박(박근혜) 중심 지도부가 비박·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인 김세연 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상황 등 여의도연구원이 극복해야 할 악재도 있다. 당 지도부는 “김 원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일을 겸임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비박계는 사실상 김 원장의 사퇴를 종용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최초의 정당정책연구소로서 방대한 축척 자료를 기반으로 여론조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가졌던 점을 회복하는 것 역시 과제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