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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경우 혁신비상대책위 구성 전부터 내부 파열음이 먼저 터져나오고 있다. 비대위 체제에 먼저 돌입한 바른미래당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애매한 정체성’으로 파생된 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이질감이 차기 당권과 맞물리며 갈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 구성 구상과 함께 혁신안을 내놨다. 혁신안의 핵심은 △중앙당 해체 △당명 개정 △원내중심 정당 구축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 가동 △외부인사를 영입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이다.
중앙당의 경우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임명됐던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의 사표를 수리한 뒤 사무처 인력을 축소하는 한편, 당 자산도 매각한다. 구태청산TF는 김 권한대행이 직접 맡기로 했다. TF를 혁신비대위와 ‘투 트랙’으로 가동해 ‘정의로운 사회개혁정당, 경제중심정당,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각오다. ‘새로운 가치’를 담고자 당명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 권한대행의 계획은 벌써부터 내부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기자회견과 같은 시각, 의원회관에 열린 당 재선 의원들 모임에선 김 권한대행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졌다. 국민들을 설득하기는 커녕 소속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선거 직후 곧바로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했다. 비대위는 당장 19~20일 국회의원 워크숍을 떠나 지방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향후 비전을 확립한다는 각오다. 비대위의 첫 날 키워드는 ‘화합’이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소통과 화합으로 당이 온전한 하나가 될 것”이라며 “당내 이견은 봉합하지 않겠다. 봉합은 미봉책일 뿐이다. 오히려 더욱 치열한 토론과 소통을 통해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앞에 놓은 과제가 만만치 않다. 제1제는 ‘정체성 확립’이다. 국민의당 출신은 ‘합리적 중도’를, 바른정당 출신은 ‘개혁 보수’를 각각 주장해온 가운데 양 측은 사안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며 ‘화학적 결합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차기 당권경쟁과 맞물려 적잖은 파열음이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25일 원내대표 선거를, 8월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